두산 '채권단 졸업' 산 넘고 '경영정상화' 언덕 밟나..내일 1.5조 유상증자 주금납입

줄매각·대규모 유상증자로 채권단 관리 '조기졸업' 코앞
'그룹 전체 부진 주도' 두산중공업 7년 만 흑자전환 성공
두산밥캣 등 전 계열사 고루 성장..경영정상화 돌입 관심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2.17 16:25 의견 0
성남시 정자동 분당두산타워 [자료=두산]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두산중공업 등 주력 계열사의 위기로 채권단에 3조원을 빌린 두산그룹이 그간 재무개선 노력과 줄매각을 이어온 끝에 약 1년 9개월 만에 모든 빚을 갚아낼 전망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유상증자가 곧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단 조기졸업을 바라보는 업계 안팎의 관심도 날로 커진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이르면 이달 말 마무리한다. 유상증자 주금납입일은 내일(18일)이며 주권 교부와 신주 상장 예정일은 다음 달 4일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1조1478억원 중 5000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수소터빈 개발 및 연료전지 사업 등 친환경 관련 분야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채권단 약정을 맺은 지 2년도 안 돼 차입금 완전 상환을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악화와 두산건설에 대한 자금지원 및 원자력발전사업 부진 등으로 재무 위기에 직면했다. 이는 두산그룹의 전체 부진으로도 이어졌다. 이에 두산그룹은 지난 2020년 6월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 관리체제에 돌입했고 3년 내 상환 조건으로 긴급자금 3조원을 수혈받았다.

당시 3조원을 받는 대신 대규모 부채를 갚기 위해 그룹 자산과 계열사 지분을 팔고 향후 3년 간 현금 유동성을 마련한다는 개선안도 냈다.

이후 두산중공업을 포함해 오너일가와 ㈜두산은 채권단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우선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클럽모우CC(1850억원)를 시작으로 ▲네오플럭스(730억원) ▲동대문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모트롤BG(4530억원) ▲두산솔루스(6986억원) ▲두산인프라코어(8500억원) ▲두산건설 등 3조원에 이르는 규모의 보유자산을 팔았다. 이 사이 두산중공업 유상증자로 1조2125억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로써 이번에 마무리 될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채권단 관리체계 조기 졸업을 위한 마지막 단추가 될 전망이다.

또 채권단은 향후 두산중공업의 재무 상태와 정상화 방안 등을 외부기관 평가와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해 채권단 졸업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지난해 두산중공업이 계열사인 두산밥캣의 눈에 띄는 성장세와 국내외 대형프로젝트 수주 등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회복 궤도를 타고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수주 증가 및 재무개선 활동 등 영향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877억원을 기록해 7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공시했다. 영업익도 2662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더욱이 재무건전성의 주요 지표인 부채비율도 2020년 말 300%에서 지난해 171.6%로 개선되는 등 안정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고 계속해서 경영정상화를 향해 다각도로 노력하는 만큼 채권단 조기 졸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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