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 삼중고 극복 노린 생·손보 경영전략..“본업·신사업 경쟁력 확보 총력”

보험업계..본업 경쟁력∙내실 다지기 한 목소리
규제 완화로 신사업 트인 생보업계..’시니어’ 연계 활동 강화
펫보험·해외진출 확대하는 손보사..블루오션 공략 드라이브 박차

우용하 기자 승인 2025.01.14 11:37 의견 0

불확실성 확대와 장기적 경기 침체. 을사년, 푸른 뱀의 해가 찾아왔지만 새해 전망이 어둡다. 국내 경제는 대외 환경 악화와 내수 경기 침체로 1%대 성장이 전망되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에 따른 보호 무역 장벽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도 불안감을 키운다. 특히 대외적인 경영환경 변화에 취약한 금융·부동산 업계에서는 위기의식이 어느 때 보다 팽배하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위기 극복을 기회로 한층 성장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제시했다. 이에 주요 업권·기업별로 제시된 해법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가운데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겹쳐지자 보험업계에선 삼중고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려운 경영환경에 보험사 수장들은 본업 경쟁력과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생명보험사들은 종신보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니어’ 사업에 나섰고 손해보험사는 해외진출과 펫보험 활성화를 추진하며 신성장 드라이브에 걸기 시작했다.

(왼쪽부터)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정문철 KB라이프 사장,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 정종표 DB손해보험 사장 (자료=각사)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보험시장엔 수익성, 건전성, 성장성이 모두 악화하는 삼중고 상황이 예견됐다. 시장 포화로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데 금리인하기에 진입하면서 자산운용 수익마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건전성 리스크도 들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생명보험사 22곳과 손해보험사 17곳의 대출 연체 규모는 1조17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촉발된 건전성 악화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생명·손해보험협회 수장들은 다가올 삼중고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불안정한 대내외 정세와 경기 하방 리스크 확대 등으로 경제적·사회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험산업의 시장포화와 초고령사회 진입 등으로 생보업계의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손해보험 산업이 맞이한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며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의 장기화와 국내 정치 불안 등에 따른 경제·금융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당부했다.

업계를 둘러싼 부정적 환경에 보험사 대표들은 공통으로 내실 경영을 바탕으로 하면서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구체적 전략은 업권별로 차이를 보였다.

생보업계에서 주목한 신사업은 ‘시니어’다. 지난해 각종 규제가 완화되며 사업 운영 기회·상품뿐만 아니라 보험과의 연계 가능성도 열렸기 때문이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는 신년사에서 “업역의 테두리를 벗어나 핼스케어와 신탁, 시니어 비즈니스등 새로운 업에 도전해 차별화되고 트렌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생활금융 전반을 리드하는 회사로 도약하자”고 말했다.

이에 홍 대표는 시니어 비즈니스를 확대하고자 시니어리빙 태스크포스(TF)를 시니어비즈 팀으로 격상했다. 요양 시설 설립을 위한 부지 확보도 올해 중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KB라이프는 출범 후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또 보험 상품 중 건강보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3보험 TF를 혁신상품본부로 격상했다. 기존 상품개발본부는 변액보험과 종신보험 상품에 집중할 예정이다. 요양사업 부문에선 4월과 7월, 10월에 은평·광교·강동에서 요양 빌리지를 추가 개설해 생보사 선두 자리 사수에 나선다.

교보생명은 올해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한 영업과 마케팅 혁신 방점 두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를 추진한다. 신탁업과 관련해선 종합재산신탁 컨설팅 역량을 갖춘 40여명의 전문가 조직을 필두로 차별화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확장에 도전할 예정이다. 지난해 보험금 청구권신탁 출시로 신탁업이 생보사 핵심 신사업으로 부상했지만 국내 신탁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만큼 선제적인 시장 선점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들의 ‘시니어’ 연계 활동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추진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납입이 완료된 사망보험금을 생전소득으로 바꿔 요양시설 입주권이나 연금 등 노후대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번 계획의 골자다. 저출산·고령화로 그간 생보사의 종신보험 상품은 제3보험에 밀려 관심을 잃어왔는데 사망보험금 활용성이 확대되고 기존 종신보험에 대한 제도성 특약까지 부가될 계획이라 다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보인다.

손보업계는 해외시장과 펫보험에 적극 진출할 것이란 계획을 선보였다.

먼저 손보업계 맏형인 삼성화재의 이문화 사장은 신년사에서 경영 키워드로 ‘초격차 2.0’을 제시하면서 ▲본업 경쟁력 차별화 ▲신성장 동력 확보 ▲글로벌 사업 본격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는 2030년까지 회사의 이익 중 절반을 해외에서 창출하겠다며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조직 개편에서 기존 글로벌사업총괄을 글로벌사업부문으로 격상시켜 독립적인 사업운영 기능을 부여한 것도 해외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는 “펫보험 TFT 신설과 플랫폼 구축으로 차별화된 성장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신성장 동력으로 펫보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DB손보는 연초부터 ‘반려동물위탁비용’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하며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펫보험은 낮은 가입률로 잠재성이 높으면서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에도 추가돼 향후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품 중 하나다. 이로 인해 현재 다수의 손보사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펫보험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메리츠화재 역시 올해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펼치며 선두 지키기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와 네이버의 비교추천 서비스에 동시 입점했고 수의사 단체 업무협약도 계속해서 적극 추진해 고객 접점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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