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린 시절 꿈과 희망이 있었을 것이며, 이는 나의 의지가 아니라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의 바람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학교에서 열린 백일장에 예외 없이 참여해 시간에 쫓겨 기승전결도 없이 원고지에 채워낸 글이 나도 알 수 없이 장원이 되기도 했다. 또, 계절에 맞춰 열리던 사생대회에 평소에 소질도 없던 미술이었지만 어찌하다 보니 심사자들의 눈에 띄는 별난 작품으로 대상을 받기도 했다.
봄과 가을이면 야외 체험 수업으로 떠난 소풍에서 장기자랑이란 명목으로 어쩔 수 없이 나가 부른 노래가 친구들의 박수 박자에 멋지게 맞춰지고 소리까지 바람의 선율을 탄 듯 최고상의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평소에 달리기는 맨 꼴찌였는데 운동회에서는 별난 종목으로 선택한 종이에 적힌 물건을 찾아오는 경기에서 가장 가까이서 발견된 빨간 모자를 발견하고 가장 먼저 골인하여 1등을 차지한 적도 있었다.
별것 아닌 하찮은 결과로 볼 수 있겠지만 이런 과정과 경험을 통해 우리는 조그만 꿈을 키워 왔고, 대중에 알려진 세계적 유명인이 되기도 하며, 성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문학 작가가 되고, 미술 화가가 되고, 가수가 되고, 운동선수가 되기도 한다.
나 또한 자유롭게 세계 여행을 다니는 여행가가 되어 새롭고 멋진 풍경이나 상황을 담아내는 화가가 되고 싶었다. 비록 사생대회에서 큰 상을 받아 본적도 없었지만 지구를 처음으로 돈 탐험가 마젤란의 그림 동화책을 어린 시절에 읽으면서 꿈과 희망을 가졌었다.
언젠가 가능한 시점이 오면 그렇게 세계를 일주하며 지나치는 풍경과 경이로운 모습들을 그림에 담고 싶어했다. 그러나 떠나지 못하는 핑계만 쌓으며 세월만 지나는 결단력 부족으로 감히 실행하지는 못하고, 일 따라 이곳저곳 나름 기웃거리기는 했다.
자신도 없고 재능도 없는 그림보다는 장비에 의존한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기는 했지만 그 마저도 내 모습을 담기에 바빴다. 이제야 허무하게 지나가는 세월을 원망하며 늦었지만 그림을 배우려 학원에 등록을 했다. 연필을 잡고 스케치하며 구도와 음영, 질감 등을 익히기를 시작했고 형태, 면, 선, 기호, 색채들을 요소로 한 시각적 표현을 하고자 애쓰고 있다.
여행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움과 지워지지 않는 경이로운 모습들과 그때의 느낌과 감흥을 기억만으로 남길 수 없어 화가처럼 나만의 그림으로 그려 감정과 심상까지 간직하고 싶다. 사진으로는 나의 느낌과 감흥까지 담아서 남길 수 없고, 짧은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부분들과 상세함을 기술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간과 여건이 마련될 때 다양한 목적에 맞게 목적지를 선정하고 떠나서, 이색적인 자연과 문화 및 역사들이 인식의 시선에 잡힌다. 일상을 벗어나 여행가처럼 떠나기만 하면 되는 날이 다가온다. 산, 들, 바다, 강, 사막 등 어디든 갈 수 있는 곳을 찾고 비록 조금의 고난이 있다고 해도 만반의 준비를 하여 떠나 볼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과 문화를 만나고 느끼며 즐기는 여행 속에 화가처럼 나의 느낌과 감정을 담은 그림도 그리고자 한다.
그리고 시간과 기회가 된다면 악기도 하나를 배우고 싶다. 시간에 따라 날씨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 가는 마음을 달래 줄 음악을 듣기보다 나의 심정을 담은 악기의 연주와 함께 노래도 하고 싶다. 계절의 아름다움과 무상함을 담아 노래하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다양하게 형성되는 감정들을 말로만 전할 수 없어 노래에 담아 풀어내고자 한다.
슬프고 외로울 때 나만의 노래를 부르고, 행복하고 즐거울 때 함께 할 수 있는 멋진 노래를 전하고 싶다. 이 모든 기분과 상황, 여건에 따른 노래를 하고 연주도 하고 싶다. 비록 아직 시작하지 못한 꿈이기는 하지만 선율(멜로디)·장단(리듬)·화성(하모니)의 기본 3요소를 배워서 나만의 감정과 사상을 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나는 아직도 꿈을 꾸고 희망을 키우고 있다. 스스로 의지를 펼쳐서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이 되어, 그것들을 최소한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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