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달성’ 선언 토스뱅크, 잇단 수신상품 재정비

모임통장 금고 추가하고 기본 금리 낮춰..고객 불만에 나눠모으기 통장도 개편
이은미 대표 취임 후 기존 상품 재정비..‘흑자 달성’ 목표 건전성 개선 치중
하반기 광주은행과 손잡고 공동대출 출시 예정..여신 포트폴리오 강화 기회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7.03 11:20 | 최종 수정 2024.07.03 12:41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최근 토스뱅크가 모임통장에 금고 기능을 추가하는 등 수신 상품 정비에 나섰다. 올해 첫 연간 흑자 달성을 목표로 세운 토스뱅크가 혁신적인 금융상품·서비스를 내놓기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더욱 치중하는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기존 모임통장에 ‘모임금고’ 기능을 추가하는 개편을 단행했다. 모임금고는 통장 내 여유자금을 보관하는 일종의 파킹통장 기능을 한다.

2일 토스뱅크는 기존 모임통장에 ‘모임금고’ 기능을 추가하는 개편을 단행했다. (자료=토스뱅크)

지난해 2월 출시된 토스뱅크의 모임통장은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하면서 하루만 맡겨도 연 2%대의 금리가 적용됐었다. 다른 은행의 모임통장이 0.1% 금리만 적용되거나 별도의 보관 기능을 이용해야 추가적인 금리 혜택을 얻을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상품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모임금고 기능이 추가되면서 토스뱅크 모임통장의 기본 금리도 0.1%로 떨어졌다. 기존 금리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모임통장에 모인 회비를 금고에 묶어야 한다. 모임금고 자체도 입출금이 자유롭긴 하지만 돈을 넣고 빼는 별도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나의 통장으로 회비를 관리할 때보다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이용자 패턴을 분석해 모임 자금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개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모임통장 이용자 패턴을 분석한 결과 고객 절반 이상이 커플 또는 부부통장으로 이용하며 소비형과 저축용을 별도로 개설해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고객 편의성과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연 1.8%였던 모임통장 금리에 0.2%포인트를 추가하며 매일 이자 받기 기능을 통해 일복리 효과도 누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모임금고 기능이 추가되면서 금리 혜택이 강화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지난 5월 29일 기존 2%에서 1.8%로 금리를 내렸던 것을 감안하면 1개월 여 만에 금리를 원상복구한 셈이다.

이날 토스뱅크는 ‘나눠모으기 통장’에 ‘이자 모으기 서비스’도 추가한다. 연결계좌인 토스뱅크 통장과 나눠모으기 통장의 이자를 나눠모으기 통장에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이번 특약 개설은 5월 29일 단행된 일부 수신상품의 금리 조정에 따른 고객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시 토스뱅크는 토스뱅크 통장, 토스뱅크 모으기, 토스뱅크 모임통장 등 3종의 금리를 연 2.0%에서 1.8%로 낮추면서 나눠모으기 통장은 2.0% 금리를 유지했다. 기본 통장과 파킹통장의 기능을 분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자 때문에 기본 통장에서 나눠모으기 통장으로 옮겨간 이용자로부터 불만이 제기됐다. 하나의 통장으로 편리하게 자금을 관리해 오다가 별도의 파킹통장을 추가로 개설하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나눠 모으기 통장을 이용하면 각각 이자가 쪼개져서 들어오다 보니까 얼마를 받는지 모르겠다며 한 번에 받고 싶다는 고객의 요청이 있었다”며 “이를 바로 반영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토스뱅크는 기본 통장 하나로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하면서 정기예금과 파킹통장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후 수신 상품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정기예금과 파킹통장의 기능이 분리됐다. 올 들어 금리 조정을 통해 이러한 행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혁신을 통한 성장을 추구한 홍민택 전 대표 체제에서 이은미 대표 체제로 바뀐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다년간 은행업권에서 경력을 쌓은 재무전문가다. 토스뱅크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3월 취임했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 토스뱅크의 흑자 원년 달성을 목표로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토스뱅크가 신규 혁신 상품·서비스를 내놓기보다는 기존 수신 상품의 재정비를 통해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토스뱅크가 지난해 2월 모임통장, 3월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4월 ‘굴비적금’, 8월 ‘자유적금’, 10월 ‘아이서비스’ 등 혁신적인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던 것과 대비된다.

업계에서는 토스뱅크가 광주은행과 손잡고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공동대출’에 주목한다. 공동대출은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이 공동으로 출원해 고객들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지난달 26일 금융위원회에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토스뱅크는 아직 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대출만 보유하고 있어 수신 상품에 비해 여신 포트폴리오가 부족한 상황이다. 공동대출이 출시되면 50%대로 낮은 토스뱅크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예대율이 낮으면 대출을 통해 발생하는 이자수익보다 예금에 지급되는 이자 비용이 많아 수익성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와 광주은행 각각이 보유한 강점이 고객들에게 더 좋은 금리, 접근성 측면에서 더 넓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장되는 의미 있는 혁신 상품”이라며 “올 하반기 내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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