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배송기사 4만여명 ‘산재·고용보험 미가입’..CLS “미이행 위탁업체 계약해지”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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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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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쿠팡과 배송위탁 계약을 맺은 택배영업점 근무자 4만여명이 산재·고용보험 신고없이 개인사업자 형태로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복지공단은 3일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와 배송위탁 계약을 한 택배영업점 528곳과 물류센터 위탁업체 11곳을 대상으로 사회보험 미가입 여부를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근무자의 산재·고용보험을 신고하지 않은 택배영업점 90곳을 적발해 미신고 근로자와 노무제공자 4만 948명에 대해 보험 가입 처리했다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지난 5월 30일까지 실시된 이번 전수조사에선 각 사업장의 최근 3년간 산재·고용보험 신고 내역과 사업주 제출 자료 등을 토대로 근로자와 노무제공자의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했다.
산재보험 미가입자 2만 868명, 고용보험 미가입자가 2만 80명으로 대부분 대상이 중복되기 때문에 실제로 사회보험 가입이 누락된 실질 근무자 수는 2만여명으로 추정된다.
박종길 공단 이사장은 “산재·고용보험은 근로자, 노무제공자 등에 대해 사업장의 규모·형태와 관계없이 당연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공단은 이들에 대해 누락 보험료 47억 3700만원(산재 20억 2200만원·고용 27억 1500만원)을 부과했고 누락 노동자 수에 따라 산출한 과태료 총 2억 9600만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쿠팡의 물류창고를 위탁 운영하는 한 업체가 근무자들에게 ‘산재보험 포기 각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이뤄졌다. 또한 지난 5월 쿠팡 기사로 일하던 정슬기 씨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도 더해지면서 쿠팡으로 화살이 쏠렸다.
근무자들과 근로계약을 하는 대신 개인사업자로 계약해 노동관계법 적용이나 사회보험료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쿠팡은 개인사업자 계약은 쿠팡의 방침이 아닌 위탁업체 측 운영 방식이며 위탁 계약에 따라 경영간섭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쿠팡 측은 “대리점과 위탁 계약을 하고 운영과 배송기사 관리는 위탁 업체가 진행하는데 쿠팡이 직접 관리에 나서게 되면 경영간섭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단 조사 이전부터 위탁업체에 대해 보험가입을 수 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독려한 결과 현재 위탁업체가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 가입에 관한 의무를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보험 가입이 미비한 일부 위탁업체에 대해서는 계약해지를 위한 사전 절차를 이미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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