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 앞둔 MG손보와 롯데손보∙재매각 기대감 커진 KDB생명..“보험사 매각 속도 붙나”

실사 종료 후 본입찰 나선 MG손보 매각..계약이전 방식 유력
롯데손보, 본입찰 앞두고 후순위채 발행..매각 걸림돌은 가격
산업은행 증자 받은 KDB생명, 재무구조 개선∙재매각 기대감↑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6.21 06:0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MG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절차가 기업실사를 마치고 본입찰 단계로 넘어간다.

두 회사의 본입찰 진행에 더해 KDB산업은행의 KDB생명에 대한 증자 결정으로 재매각 가능성이 부상하자 다른 보험사의 매각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KDB생명 본사 전경 (자료=각사)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는 매각 실사를 마치고 본입찰 단계에 진입했다. MG손보의 예비 실사는 지난달 28일 마감될 계획이었으나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사모펀드의 요청으로 일주일 연장됐다.

MG손보의 매각은 지난해 2월과 8월 총 두 차례 추진됐지만 유효입찰이 성립되지 못해 좌초됐다. 이번 공개매각에선 2곳의 사모펀드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유효입찰이 성립됐다. 실사를 마친 MG손보 매각은 다음 달 초까지 본입찰 단계를 진행한다.

앞서 MG손보의 매각 주체인 예금보험공사는 세 번째 공개매각은 성공시키기 위해 주식매각(M&A) 방식과 계약이전(P&A) 방식 중 인수자가 원하는 형태로 선택할 수 있게끔 제시했다.

주식매각은 회사의 자본과 지수를 전부 인수하는 것이고 계약이전은 우량자산과 부채를 선택적으로 이전받는 방식이다. 예비입찰자들은 MG손보가 이미 두 차례 매각에 실패했고 부실 평가를 받은 이력도 있어 주식매각보다 계약이전을 선호하고 있다.

MG손보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급여력(K-ICS)비율도 10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MG손보의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전 64%, 경과조치 후 76.9%였다. K-ICS 비율이 100%를 넘지 못한다는 것은 회사의 자금을 모두 사용해도 보험금을 고객에게 돌려주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이상으로 K-ICS 비율을 올리기 위해선 약 8000억원가량의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후에도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것이다.

이에 예보는 매각 성사를 위해 자금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보법 제37조에 따르면 부실금융사를 인수하는 경우 예보에게 자금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MG손보와 비슷한 시기에 실사를 시작한 롯데손보도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본입찰은 이르면 이달 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매각 가격을 둘러싼 이견이 가장 큰 걸림돌로 평가된다.

롯데손보 지분 77%를 보유한 JKL파트너스는 2조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길 희망하고 있으나 주요 인수자들은 1조원대 수준으로 진행되길 원하고 있다. 특히 주요 인수자인 우리금융지주가 과도한 가격 지불은 하지 않겠다고 밝혀 본입찰 진행 시 가격 조율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롯데손보는 추가적인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해 후순위채도 발행했다. 이를 두고 롯데손보가 본입찰 전 인수자들의 자본확충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현재 롯데손보의 K-ICS비율은 업계에서 안정권으로 여겨지는 180%에 조금 못 미치는 174.8%다. 후순위채 발행으로 K-ICS 비율은 6~7%포인트 오를 전망이며 안정권에 진입할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 18일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에 2990억원을 출자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증자를 통해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재무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산업은행이 지난 4월 3150억원의 유상증자에 이어 이번 증자까지 총 1조5000억원을 KDB생명에 투입하자 재무구조 개선 후 재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KDB생명 매각은 2014년부터 총 6차례 무산됐으며 자본건전성이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KDB생명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며 K-ICS 비율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와 롯데손보의 매각이 실사를 마치고 본입찰로 넘어가면서 다른 보험사 매물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며 “보험사 인수를 희망하는 곳은 많이 있어 매각에 실패했던 보험사들이 자본건전성을 계속 개선해 간다면 지지부진했던 보험사 매각도 활성화 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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