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감소세에 신규 먹거리 확보 나선 생보업계, 장기체류 외국인 '타깃'
5월 말, 장기 체류 외국인 195만명..전체 인구의 4% 수준
보험개발원, 외국인 보험가입률 41%..성장 잠재력 ‘뚜렷’
생보업계, 외국인 상담사∙설계사 비중↑..통역 서비스도 선봬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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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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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저출생·고령화의 여파로 신규 고객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생명보험업계가 장기 체류 외국인의 보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전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내국인의 감소 전망과 달리 국내 체류 외국인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이 생보업계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43만2888만명으로 전년 대비(236만4894명) 2.9%포인트 증가했다. 이 중 장기 체류 외국인은 195만3619명으로 같은 기간 10.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저출생·고령화의 여파로 내국인 수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내국인 수는 2018명 5002만4000명을 기록해 최초로 5000만명대를 돌파했지만 이후 연이어 하락한 결과 지난해 4000만명대로 돌아왔다.
장기 체류 외국인은 여행·취업·유학 등의 목적으로 국내에서 91일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을 말한다. 장기 체류 외국인 수는 코로나19 시기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지난 2021년 156만9836명까지 감소했지만 이동 제한이 풀린 후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현재 국내 인구의 4% 수준까지 상승했다.
국내에 장기간 거주하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외국인들이 보험을 찾는 발걸음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외국인 보험가입자의 최근 5개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생명보험 4.6%, 장기손해보험 2.8%, 자동차보험 8.8%를 기록했다. 각 보험에 1개 이상 가입한 외국인의 비중은 2022년 기준 약 69만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내국인의 보험가입률이 86%인 것과 비교해 외국인의 보험가입률은 아직 41% 정도다. 절대적인 규모는 작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시장 잠재력은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30대 젊은 연령층 위주의 장기체류 유입이 활발한 만큼 신규 가입 고객 확보가 절실한 생보업계에 신성장 활로가 될 수 있어 보인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외국인의 증가 추세와 특성을 감안해 체류 목적과 보장수요에 부합하는 보험상품 확충이 요구되는 상황이다”며 “동시에 언어적·문화적 장벽을 낮출 수 있는 보험 가입채널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가망 고객 감소 문제를 겪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은 외국인들의 보험 가입을 독려하기 위한 특화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먼저 삼성생명은 3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월 1회 보험 정보와 서비스를 모국어로 제공하는 ‘외국인 고객 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에도 여러 보험 정보와 안내를 외국인 고객에게 제공해 왔으나 대부분 한국어 콘텐츠로 구성돼 있어 불편함이 있었다.
외국인 고객의 가입 비율이 높은 중국어와 러시아어 서비스를 먼저 선보였으며 지속해서 안내 언어를 확대할 계획이다.
외국인 보험설계사와 상담사의 영업 현장 배치도 확대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신계약 모니터링에 외국인 상담 서비스를 시행했다. 영어와 중국어 상담이 가능한 상담원을 배치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보장 내역을 안내 중이다. 외국인 설계사도 100여명 배치해 외국인의 보험 가입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한화생명의 판매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외국인 설계사를 지난해 말 기준 1140명 영업 현장에 배치했다. 주로 중국과 베트남 출신으로 구성돼 있으며 일부 지점에선 외국인 설계사의 비중을 80%까지 올려 공격적인 모집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 설계사 확대와 함께 외국인 고객의 편의를 위해 보험 관련 주요 업무를 번역해 주는 모바일 다국어 안내장 서비스도 마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면서 외국인 설계사 숫자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보험사들도 외국인 고객들의 가입 편의를 지원하기 위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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