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관리 물러설 곳 없다”..저축은행업계, 부실채권 3차 공동매각 추진

저축은행중앙회, 3차 부실채권 매각 추진..수요 조사 진행
상반기 등급전망 하락 16곳..저축은행, 부동산PF 부담 지속
금감원, 저축은행 첫 경영실태평가 실시..점검 대상 확대 검토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7.01 10:51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부실채권 여파로 연체율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저축은행업계가 건전성 관리를 위한 세 번째 공동매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의 경영실태평가 대상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건전성 관리를 위한 저축은행업계의 대응책 강구는 지속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가 3차 개인사업자대출 부실채권의 공동매각을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개별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으며 3차 공동매각은 3분기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공동매각 대상은 저축은행이 보유한 개인 무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 무담보·담보대출이다.

앞서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12월 1200억원 상당의 1차 공동매각을 진행했으며 지난달에는 1360억원 규모의 2차 공동매각을 실시한바 있다.

저축은행업계가 세 번째 부실채권 공동매각에 나선 것은 두 차례 매각을 진행했음에도 연체율 개선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업계의 1분기 연체율은 8.8%로 지난해 말(6.55%) 대비 2.55%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4.3%포인트 오른 11.26%로 집계됐다. 잇따른 연체율 상승에 2분기 연체율은 2015년 기록한 9.5%를 넘어 10%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이에 저축은행업계는 개인사업자대출 부실채권 공동매각과 함께 건전성 리스크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 부동산PF 관련 3차 정상화 펀드 추진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체율 개선을 위한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건전성 리스크 여파로 저축은행의 신용 등급전망은 계속해서 하향하고 있다. 확인 결과 상반기에만 저축은행 16곳의 신용 등급전망이 하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27일 웰컴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했다. 웰컴저축은행의 등급 하락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과 이자 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저하, 부동산PF 관련 여신 부실위험 확대에 따른 건전성 저하 영향으로 분석됐다.

한기평 관계자는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웰컴저축은행의 자산의 건전성 저하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PF 익스포저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등 양적 부담이 과중한 점을 고려하면 충당금 적립 부담도 클 것으로 예상되고 무수익자산 증가에 따른 순이자마진 개선 지연 역시 수익성 개선을 제약할 전망이다”고 평가했다.

한기평은 웰컴저축은행의 등급 조정과 함께 JT저축은행과 모아저축은행의 등급 전망도 각각 BBB-부정적, BBB+부정적으로 하향했다. NH저축은행에 대한 전망 역시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8일 OSB저축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내렸다. OSB저축은행의 등급 조정은 대손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부동산 PF의 양적 부담으로 인한 자산건전성 저하위험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 밖에도 나신평은 2분기에만 저축은행 8곳(페퍼·키움·에큐온·다올·고려·대신·KB)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개선 조치에서도 불구하고 저축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분기 이상 두 자릿수를 기록한 저축은행에 대해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했다.

경영실태평가 대상은 총 3곳으로 해당 저축은행은 추후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종합평가에서 4등급(취약) 이하 평가를 받을 경우 금융위의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과 금감원은 현재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했으나 추후 경영실태평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동산 PF 사업장 재구조화를 위해 은행과 보험업권이 신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제도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그러나 각종 조치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어 경영실태평가 대상에 해당하는 저축은행의 수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업계 차원에서 세 번째 부실채권 공동 매각과 PF 정상화 펀드를 검토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나섰지만 개선은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현 상황이 본질적으로 해소되기 위해선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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