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 대출 전략 ‘실종’..카카오뱅크, 연말 목표 달성 힘겹다

3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13.4%
연말 목표치 20.8%에 크게 못 미쳐
중저신용대출 금리, 타 은행 대비 높아
5~6월 이후 비중 늘릴 뚜렷한 대책 없어

윤성균 기자 승인 2021.11.12 11:23 의견 0
편집(이미지 더블클릭)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자료=카카오뱅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는 연말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에 한참 미달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이미 상반기 고신용자 중심으로 신용대출을 과도하게 늘린 탓에 유인책을 내놓을 대출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난 9월 기준 13.4%를 기록 중이다. 당초 카카오뱅크가 제시한 연말 목표치인 20.8%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5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자 위주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한다고 지적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카카오뱅크는 연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 발표 직후인 5, 6월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첫 달 이자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내놨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오히려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하반기 들어서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막판까지 노력 중인 것과 비교된다.

케이뱅크는 전날 신용대출 플러스,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등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상품 금리를 일제히 인하했다. 특히 대표적인 중금리대출인 신용대출 플러스의 금리를 최대 3.27%포인트까지 낮췄다. 전날 기준 신용대출 플러스의 최저 금리는 3.58%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에게 두달 치 대출 이자를 지원하고 있고 금융권 최초로 대출 상환 보험인 대출 안심 플랜을 선보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상반기 고신용자 대출을 급격히 늘렸다가 총량 규제 때문에 갑자기 대출이 중단되기도 했다”며 “이미 총량 규제가 턱밑까지 차있기 때문에 중저신용 대출만 꼭 찝어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지난달부터 마이너스 통장과 고신용자 신용대출을 중단했지만 목표치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부터 정책금융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재개했지만 중저신용자를 끌어들일 만큼 다른 중저신용대출 상품의 매력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9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5~6등급 중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90%로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17개 은행 가운데 9번째로 높다. 주요 시중은행인 우리은행(4.26%)과 하나은행(4.62%) 보다 높은 수준이다.

7~8등급 저신용대출 평균금리도 8.61%를 기록해 10번째로 높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6.54%), 지방은행인 BNK부산은행(5.56%)과 DGB대구은행(5.65%)보다도 높았다.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금리 혜택을 늘리는 등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앞서 지난 5월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를 한 차례 인하했다”며 “신용 점수가 낮은 분들이 대출을 받으면 금리가 올라가 평균치는 더 높아 보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워낙 고신용 대출 비중이 높았었기 때문에 미미하다고는 하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것은 맞다”며 “이제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공급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