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슈퍼앱 전략을 추진 중인 KB국민은행이 10대 전용 금융 플랫폼 ‘리브 넥스트(Liiv NEXT)’까지 통합 목록에 올렸다. 시중은행 뱅킹앱 중에서 최선두를 차지한 KB스타뱅킹이 금융 플랫폼 ‘절대강자’인 토스·카카오뱅크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통합 작업을 위해 내달 4일부터 리브 넥스트 앱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
기존 고객은 리브 넥스트 서비스 종료까지 이용할 수 있고 리브 넥스트에서 이용하던 ‘포켓’과 ‘리브 넥스트 카드’는 KB스타뱅킹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10대 고객이 KB스타뱅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이 추진된다”고 말했다.
리브 넥스트는 지난 2021년 11월 16일 간편뱅킹앱 ‘리브’를 전면 개편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 초반 출생) 전용 금융 플랫폼이다.
별도의 계좌 개설이나 신분증 없이 만들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인 ‘포켓’과 선불카드 ‘리브 넥스트 카드’가 핵심 서비스다. 이밖에 ‘용돈 조르기’, ‘더치페이’, ‘하트 보내기’ 등 10대 고객에 맞는 특화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KB국민은행의 앱 통합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KB스타뱅킹을 그룹 통합앱으로 전면개편하면서 앱 통합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왔다. 2022년 리브, KB마이머니, KB스타알림 앱 서비스가 중단됐고 올해 들어 KB스마트원통합인증, KB스타뱅킹미니의 서비스 종료를 마쳤다.
하지만 리브 넥스트 만큼은 통합 대상에서 제외했었다. 미래 잠재 성장 고객인 Z세대를 타깃으로 한 플랫폼 구축이라는 고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B스타뱅킹 전면 개편과 리브 넥스트 구축을 주도한 허인 전 행장은 KB스타뱅킹과 리브 넥스트 중심으로 KB금융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21년 국민은행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미래의 금융은 고객의 일상에 녹아 들어간 ‘초 개인화된 생활금융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원점에서 새롭게 재구축한 KB스타뱅킹과 젊은 세대에 특화된 리브 넥스트가 이러한 KB만의 플랫폼 생태계 구축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인 이재근 행장 체제에서도 이런 기조는 지속됐다.
이 행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스타뱅킹, 리브 넥스트, KB 월렛, KB부동산 등과 같은 KB 플랫폼들이 가진 서비스 역량을 계속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브 넥스트에 ‘콜리와의 대화’, ‘금융 로맨스 웹소설’, ‘한국사 매일 퀴즈’ 등 10대 취향의 콘텐츠를 추가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해 왔다.
하지만 슈퍼앱 전략 측면에서 별도로 분리된 두 개의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10대 전용 금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기존 뱅킹앱에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신한은행의 ‘신한밈’, 우리은행의 ‘우리틴틴’,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미니’, 토스의 ‘토스 틴즈’ 등이 대표적이다. 별도 앱에서 플랫폼 형태로 운영되는 것은 리브 넥스트와 하나은행의 ‘아이부자’ 뿐이다.
금융앱 절대강자인 토스·카카오뱅크를 따라잡기 위해서도 앱 통합 작업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앱 분석 서비스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는 1344만명으로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높지만 금융앱 1·2위인 토스(1827만명), 카카오뱅크(1593만명)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업계에서는 토스와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 대비 높은 MAU를 점유한 것도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성공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KB스타뱅킹과 리브 넥스트가 통합되면 10대 고객의 즉각적인 유입도 기대할 수 있지만 미래 고객 집단을 타깃으로 서비스·상품 출시 등 마케팅 역량을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단순 은행앱이 아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장기적인 최종 목표를 갖고 있다”며 “10대 고객도 조기에 KB스타뱅킹으로 유입돼 계속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