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업계 "우린 어쩌나" 울상..밀·설탕 이어 우유 가격도 '도미노 인상'

서울우유협동조합, 내달부터 흰 우유 1L 기준 5.4% 인상
생크림 품귀현상에 밀·설탕 가격도 오름세..달걀도 여전히 비싸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9.24 11:46 | 최종 수정 2021.09.25 14:37 의견 0
빵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최근 우윳값과 함께 밀·설탕 등 베이커리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베이커리 업계가 비상이다. 생크림 품귀현상은 완전히 잡히지 않은 데다 달걀 가격은 비교적 안정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서울우유협동조합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내달부터 흰 우유 1L 기준 제품 가격을 5.4% 인상한다. 이는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기준 2500원대였던 우유 가격은 2700원대 전후로 형성될 예정이다. 매일유업·남양유업 등 우유업계도 가격 인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매일유업은 2013년, 남양유업은 2018년에 가격을 조정한 바 있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지난 8월 원유 가격 인상 후 인건비·판관비와 함께 원가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원유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이유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젖소를 키우는 환경이 다른데 우리나라의 경우 사육·관리 환경부터 생산 장치까지 비용이 많이 들어 생산비가 높은 편”이라며 “타국과의 가격 비교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생크림 품귀현상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생크림 품귀현상의 원인은 한여름 무더위로 인한 젖소의 착유량 감소 여파다. 원유 부족은 생크림 품귀현상을 부추긴다. 업계에서는 매년 여름마다 젖소의 스트레스로 인한 원유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마카롱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A씨는 “소량 구매를 하기 때문에 대리점을 이용이 어렵지만 품귀현상을 빚게 되면 대리점에서 직접 구매한다”며 “지난달에는 힘들었던 생크림 구매가 최근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오전 시간대에는 가능하고 다만 아침에 사지 않으면 오후에 품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설탕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8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1) 세계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설탕 가격은 지난달 대비 9.6% 오르고 전년 동원 대비 48.1% 상승했다. 세계 최대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의 건조한 날씨와 서리 피해로 인한 우려가 가격에 반영된 결과다.

밀도 예상 수확량이 줄면서 불안정한 가격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올 봄에 생산된 밀의 상태가 부실하거나 불량한 경우는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급등한 63% 가량이다. 가뭄으로 인해 생산이 줄면서 밀을 포함한 곡물 재고량은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밀 생산량 감소 전망과 함께 대체 곡물인 보리 가격도 올랐다.

달걀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이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정보에 의하면 전날 달걀 한 판 소매가격은 6492원으로 한 달 전보다 4.3% 하락했다. 그러나 5000원대에 머물던 1년 전과 평년에는 비해 각각 13.3%와 17.5% 올랐다. 올해 초보다 안정됐으나 베이커리 업계 입장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올해는 이미 각종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판관비 인상을 이유로 라면과 과자 가격이 올랐다. 이번 우유 가격 인상으로 밀크 인플레이션이 현실화 되면 일부 베이커리업체의 빵 가격 역시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의견이다.

베이커리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수준이 높아지면서 그에 맞춘 시설이나 제품·서비스에 임대료와 인건비 등도 부담”이라며 “최근 동종업계 창업자도 많아져 경쟁도 과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달걀 가격도 안정화되지 않았는데 우유·버터 등 원재료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원재료 가격이 제품 가격의 30% 이상이면 마진을 남기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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