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자사주 매입 가능 여부에 운명 갈린다
임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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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1 13:12 | 최종 수정 2024.10.0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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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공개매수 마감일을 3일 앞둔 현재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허용 여부가 향후 경영권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빠른 시일안에 MBK·영풍 측이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이 결정에 따라 고려아연의 대응 전략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가처분 신청은 고려아연과 계열사가 공개매수 기간(9월 13일~10월 4일) 동안 자사주를 사는 것을 막아달라는 내용이다.
MBK 측은 자본시장법 제140조에 근거해 고려아연이 영풍의 계열회사이기 때문에 법으로 정한 '특별관계자'에 해당하며 따라서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기간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면서 더 고려아연이 영풍의 특별관계인이 아니라고 공시했다"며 자사주 취득이 합법적이라고 맞서고 있다.
고려아연 지분은 최윤범 회장 측이 34.01%, 영풍 장형진 고문 측이 33.13%로 팽팽한 상황이다.
만약 법원이 고려아연 측의 손을 들어줘 공개 매수 기간에 자사주 매입이 가능해지면 회사는 이사회를 거쳐 공시를 내고 자사주 매입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최근 기업어음(CP) 발행으로 4000억원을 마련하고 증권사 대출 등의 실탄을 준비해 둔 것도 자사주 매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있다.
MBK·영풍 측이 제기한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최 회장은 고려아연을 통한 자사주 매입을 제외한 다른 방식으로 대항 공개매수 등 방어에 나서야 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법원에 입장을 충분히 얘기했고 현재는 법원의 판단을 노심초사하면서 기다리는 중"이라며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의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 최대한 결론이 빨리 날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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