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83만원에 전량 매수..5.87% 조건 철회하고 경영권 방어 총력

고려아연 주가 상승세 둔화..매수조건 완화 내걸어

임윤희 기자 승인 2024.10.04 08:56 | 최종 수정 2024.10.04 09:14 의견 0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고려아연이 오늘부터 시작된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응모된 모든 주식을 매수하겠다고 발표하며 기존 매수 조건을 철회했다. 이번 조치는 공개매수 성공을 위해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영풍·MBK 측의 경쟁적인 공개매수에 대응하는 강력한 조치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응모된 주식 수가 목표로 한 121만5283주(발행주식총수의 약 5.87%)에 미치지 않더라도 모든 주식을 베인캐피탈과 안분해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목표 수량을 초과해 응모된 주식도 한도 내에서 비율대로 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주당 83만원에 이루어지며, 10월 23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공개매수 선언 이후 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저조한 영향이 있다. 영풍·MBK 측은 주당 75만원에 공개매수를 제시했다. 고려아연의 제시가인 83만원보다 낮지만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으면 영풍·MBK 측의 제안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염두에 둔 고려아연은 매수 조건을 완화하고, 더 많은 주주들의 참여를 유도해 공개매수 성공을 노리고 있다.

고려아연의 이번 전략은 재정적인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83만원에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 목표 수량인 121만5283주(5.87%)가 모두 응모되면 약 1조 86억원의 자금이 소요된다. 만약 응모 주식수가 이를 초과해 10%에 해당하는 약 206만 주가 응모될 경우, 약 1조 71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 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주식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는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경영권 방어를 동시에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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