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가격 인상에 밥상물가 ‘들썩’..“4대 소재식품 오름세 심화, 가공식품 직격탄”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7.30 12:27 의견 0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라면을 고르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올해 즉석밥과 통조림 햄 등 가격 잇따라 오른데 이어 라면 가격도 인상되면서 밥상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에는 잦은 비와 폭염으로 인해 농산물 수확량이 줄자 농산품 가격도 연일 오름세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내달 16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 지난 2016년 12월 이후 4년 8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현재 대형마트에서 봉지 당 평균 676원인 신라면 가격은 약 736원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앞서 오뚜기는 내달 1일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을 올린다고 밝혔다. 오뚜기는 지난 2008년부터 13년간 라면 가격을 동결해왔다. 라면업계 1·2위 업체가 가격을 올린만큼 식양식품·팔도 등 다른 업체도 줄줄이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라면업계 가격 인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올해 1분기부터 라면업계 빅3인 농심·오뚜기·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은 모두 하락세를 타고 있다. 라면 생산단가를 결정하는 밀(소맥)과 팜유 등 원자재 값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통상 라면의 원재료 가격은 라면 가격의 50~60%를 차지한다.

특히 국내 공급되는 밀가루 값도 오를 예정이다. 대한제분과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국내 제분업계가 농심과 오뚜기 등 대상으로 밀가루 공급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소맥 선물 가격은 지난달 1부셸(약 27kg) 당 68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7% 상승했다. 미국 소맥은 국내 제분회사의 주원재료인 만큼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했다.

농심과 오뚜기 관계자는 모두 “밀가루, 팜유와 같은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면서도 “더 좋은 맛과 품질,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연초부터 생활필수품 가격이 연이어 올라 소비자 부담은 이미 커진 상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생활필수품 품목 38개 중 22개 가격이 평균 6.8% 인상됐다. 이중 달걀은 평균 5083원에서 8673원으로 70.6%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두부(16.5%), 마요네즈(8.5%), 즉석밥(6.8%), 식용류(6.5%) 순이다.

달걀·두부 등은 우리나라 밥상 한식에서 주식으로 통하는 원재료인 만큼 서민 경제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달걀의 경우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가격이 급등했다. 정부가 달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올 초부터 미국 수입 달걀을 유통했으나 여전히 안정화되지 않는 상황이다.

올해 여름은 잦은 비와 폭염으로 제철 과일·채소 등 농산풀 가격 역시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물가정보에 따르면 여름 제철 과일인 수박의 도매 평균가격은 전날 기준 평년 대비 약 37% 증가한 2만2960원이다. 시금치 역시 같은 기간 1kg 당 54% 가량 오른 9945원을 기록했다. 폭염에 따른 작업량 감소 및 작황 부진으로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인상 릴레이가 전체 물가 인상으로 연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키움증권 박상준 애널리스트는 “라면 가격인상은 전반적인 식료품 물가 상승 측면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특히 전붕당, 밀가루, 유지, 설탕 등 4대 소재식품의 가격인상이 심화되면서 전반적인 가공식품 가격인상이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