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차질로 원두 가격 44.2% 올라..동네 '저가 커피' 사라질판, 스벅은?

브라질 100년만의 한파, 서리 덮쳐 생산량 22% 줄어
베트남 코로나 봉쇄, 수출용 컨테이너도 부족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9.07 16:26 의견 0
커피 원두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기상 이변과 코로나 등으로 원두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세계 커피 원두 값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7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커피 C선물 가격은 현지시간 4일 기준 파운드(0.45kg) 당 194.4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44.2% 오른 수준이다. 지난 7월말에는 파운드 당 214.93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최대 가격을 돌파했다.

원두 값의 오름세는 주요 커피 생산국의 공급 차질로 인해 빚어졌다. 브라질과 베트남, 콜롬비아는 세계 3대 커피 생산국으로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7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은 최근 기상 이변을 겪었다. 가뭄에 이어 100년 만의 한파·서리가 덮쳐 원두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22% 감소했다.

또 자연적 문제뿐 아니라 정치·경제적 문제에서 공급 불안감이 더해진 결과로도 풀이된다. 베트남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봉쇄 조치로 생산 라인과 항구 등이 멈춘 데다 수출용 컨테이너도 부족한 상황이다. 콜롬비아는 반정부 시위대가 고속도로나 항구 등을 막아 수출길이 막혔다는 설명이다.

원두 가격 인상에 따라 해외 커피업체들은 커피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식품회사 JM스먹커와 독일 유통회사 치보 등은 이미 커피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미국 스타벅스와 네슬레도 커피 소매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원두 가격에 이어 인건비, 운송비 등도 함께 올랐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자료=픽사베이]

국내 상황은 제각각이다. 업체에 따라 사전에 체결한 원두 공급 계약 등 상황이 달라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소규모 혹은 개인 커피 전문점의 경우 최근 원두 가격 인상에 대한 안내를 전달받은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에서 개인 커피숍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원두 납품업체에서 생두 가격이 10~20% 가량 인상될 예정이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커피 저가 경쟁시장에서 커피 값은 점점 더 저렴해지는데 원두 가격이 오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밝혔다.

경기도 소재 프랜차이즈 커피숍 운영자 B씨는 “내년 최저시급이 사실상 만원 가까이 오른 데다 우유에 원두 가격까지 오른다고 하지만 정착 본사에서는 가격 인상 이야기가 없다”이라며 “가격 인상을 놓고 눈치 보다가 가격 인상을 못하면 힘든 건 점주들이다”라고 답했다.

다만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는 직접적인 타격이 없다는 분위기다. 일례로 국내 대표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는 세계 원두 값 인상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아 커피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커피 가격 인상 계획도 검토 중인 것도 전혀 없다”며 “원두는 작물 가격이기 때문에 변동이 있는데 스타벅스의 경우 해외에서 원두공급 장기 계약을 맺고 받는 식으로 이뤄져 현재는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원두 가격 인상이 저가 커피시장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한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량구매 및 사전 계약 등 유리한 조건에 마진 자체가 큰 편이라 가격 인상이 필요 없다는 분석이다. 커피전문점들의 가격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원두 값 인상으로 인한 저가 커피시장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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