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도 오른다..전체 물가 상승하는 ‘밀크 인플레이션’ 우려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6.24 15:04 의견 0
X
우유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쌀·계란·돼지고기 등 식품 물가 상승 대열에 우유도 합류한다.

24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유 원재료인 원유가격이 8월 1일부터 ℓ당 21원 인상된다. 지난해 7월 낙농가와 유업계가 생산비 증가 등을 이유로 이번 인상에 합의했다. 향후 원유가격은 기존 926원에서 2.3% 증가한 ℓ당 947원이 된다.

원유가격은 원유가격연동제에 의해 결정된다. 원유가격연동제는 유가공업체가 낙농가에서 원유 구매가격을 정하는 제도다. 매년 5월 통계청이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 지표와 물가상승률이 반영된다. 원유가격 협상 시 낙농가와 유가공업계의 갈등이 반복돼 지난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가 도입한 바 있다. 또 해당 제도에 따라 유가공업계는 1년 치 원유를 의무 구입한다.

통상 수요가 줄면 가격이 떨어져 공급량과 가격이 함께 감소한다. 그러나 원유가격은 생산비가 늘면 가격도 느는 구조로 시장원리가 작용하지 않는다. 신생아 수 감소로 우유 소비가 주는 추세에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우유 급식도 끊겼다. 그러나 수요가 줄어도 원유가격은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유가공업계의 원가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가공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한 분위기는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특히 흰 우유는 마트에서 묶음 할인 판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어 가격이 인상돼도 소비자 입장에서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반적인 생활 물가가 많이 올라 정부차원에서도 물가 안정에 힘쓰는 상황인데 8월은 특히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 가격 인상이 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며 “우유가 인상되면 커피숍이나 빵·과자 등 가격 연쇄 인상 가능성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 인상 폭은 2018년 인상 폭의 5배 이상이다. 지난 2018년 인상된 원유가격은 ℓ당 4원으로 0.5%다. 당해 8월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우유제품 가격을 3.6% 올렸다. 2개월 후 남양유업이 4.5% 인상했다. 같은 해 과자와 아이스크림은 물론 커피와 빵까지 연이은 가격인상이 이뤄진 바 있다.

과자와 아이스크림은 우유가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다. 2018년 해태제과는 오예스를 17%, 롯데제과는 빼빼로를 8% 인상했다. 롯데리아 소프트콘 아이스크림과 해태제과 부라보콘, 롯데제과 월드콘과 설레임 등도 200원씩 인상됐다. 이디야커피 10%, 엔제리너스 2.7%, 커피빈도 6%가량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이번 원유가격 인상으로 우유±빵·과자·커피·아이스크림뿐 아니라 전반적인 식품 물가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유 가격의 변화가 전체 물가로 번지는 나비효과, 소위 ‘밀크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베이커리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은 원자재와 인건비 등으로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원자재는 업체 간 대량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원자재 인상 이슈가 있을 시 일정 물량을 미리 확보해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커피의 경우 경쟁사가 많고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주들과의 의견 조율도 필요해 가격 인상에 민감하다”며 “당장 타격이 크지 않다면 본사에서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