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이어 과자도 원재료 가격 부담↑..제과업계 3사, 2Q 영업이익 줄줄이 하락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8.24 15:06 | 최종 수정 2021.08.24 15:11 의견 0
오리온 러시아 제품 매장 진열 이미지 [자료=오리온]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제과업계 3사가 원재료 가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라면에 이어 과자도 유지와 당류 등의 원재료 압박이 커지자 제과업계 3사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오리온·해태제과 등 제과 3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36.1%, -61.9%를 기록했다.

롯데제과는 올해 2분기 매출이 2.4% 오른 5090억원으로 제과업계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 하락한 248억원이다. 상반기에는 특히 껌·캔디 품목이 부진했다. 코로나 이후 외출이 줄고 마스크의 번거로움과 건강·미용 목적으로 껌·캔디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또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등 비용 상승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중국 시장의 역기저 효과로 매출이 2.6% 하락한 5017억원에 그쳤다. 오리온은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에서 나오는 수익구조를 가졌다. 지난해 코로나 수혜로 높은 수익을 기록한 중국 시장에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4.3%와 69.2% 감소했다. 여기에 원재료 가격 상승 등 부담으로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법인은 모두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태제과는 2분기 매출이 1.5% 하락한 13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사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61.9%으로 39억원이다. 해태제과의 경우 원재료 가격 부담보다도 올해 큰 악재를 맞아 손실이 컸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이번 2분기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 부담과 함께 지난 3월 천안공장 화재 손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제과의 원재료는 특히 유지와 설탕 등 위주로 가격이 급등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유지류와 설탕은 전년 동월 대비 66.7%와 44.2% 상승했다.

유지류 중 팜유는 노동자 부족 및 주요 생산국의 생산량이 예상보다 낮아 가격이 올랐다. 설탕의 경우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기상 이변으로 사탕수수 작황이 불확실해지고 설탕보다 에탄올 생산에 많은 사탕수수가 투입돼 설탕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가격 부담을 못 이긴 제과업계는 가격 인상에 나섰다. 해태제과가 가장 먼저 이달 홈런볼을 포함한 장수 브랜드 5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8% 올렸다. 지난 2013년 이후 8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원가개선과 비용 효율성 제고 등으로도 원가 감당이 어려웠다는 판단이다.

롯데제과도 다음 달부터 가격 인상 및 중량 축소를 시행한다. 롯데제과 비스킷 등 과자 11종을 평균 12.2% 인상할 예정이다. 가격 올리거나 가격은 유지하되 양을 줄이는 방식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유지·전란액·설탕 등 각종 식품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이 지속돼 원가부담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제과 3사 중 유일하게 국내 전 제품 가격을 동결한다. 다만 해외 법인의 경우 베트남을 제외한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서는 내달부터 약 6~10% 인상할 계획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과 베트남에 비해 원자재 가격 압박이 심한 편이었다는 설명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내 제조원가율도 지속 상승하고 있지만 각종 비용 효율화 작업을 통해 제조원가율 상승폭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효율적 원가 관리를 통해 최대한 원가 상승을 억제하고 상반기 영업이익율 16.8%로 성장 추세에 있어 가격 동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제과업계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비용 효율화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 상승이 국내외 시장의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또 이달부터 국내 원유 가격 인상도 더해져 부담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IBK 김태현 애널리스트는 제과업계의 가격 인상 발표 전 당시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익 안정성을 위해 제품 가격 인상이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사료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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