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2024] ②LG엔솔·삼성SDI·SK온, 무게·수명·속도 혁신 페달

LG엔솔 "차세대 리튬황전지 가볍고 싸"..2027년 양산
삼성SDI "20년 초장수명 배터리 등장"..2029년 양산
SK온 "10분 급속충전 기술 개발"..2030년 선봬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3.07 16:21 의견 0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 7일 ‘더배터리컨퍼런스 2024’에서 차세대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자료=한국정경신문, 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인터배터리 2024'에서 차세대 배터리 로드맵을 내놓고 기술력을 과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황전지, 삼성SDI은 장수명 배터리, SK온은 급속충전 기술을 각각 내세워 배터리 무게와 수명, 속도 혁신을 구체화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코엑스는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인터배터리와 '더배터리컨퍼런스 2024'를 동시 개최했다. 배터리 3사의 R&D(연구개발) 임원을 비롯한 9개국 60여명의 글로벌 배터리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했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K배터리 산업이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내실을 다지고 국제 공동 R&D 연구와 협력이 활성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가 7일 ‘더배터리컨퍼런스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자료=한국정경신문)

■ LG엔솔 “차세대 리튬황전지 가볍고 저렴해”..2027년 양산

글로벌 배터리 선두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리튬황배터리와 전고체를 중심으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 전략을 소개했다.

김제영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걸어온 지난 30년이 곧 한국 리튬이온 전지의 역사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자평했다.

대표적인 차세대 전지로는 리튬황전지를 지목하며 “오는 2027년 양산이 목표”라고 말했다.

리튬황전지는 양극에 황을, 음극에는 리튬메탈을 쓰는 배터리다. 소재 가격이 저렴하고 무게가 가벼워 무게당 에너지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김 전무는 “리튬황전지는 무게가 가볍고 저렴해 고고도 비행기와 도심항공교통(UAM)용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2배 수준의 무게당 에너지 밀도를 확보할 수 있지만 수명이 비교적 떨어져 이와 관련해 더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튬황전지 분야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고 퍼스트무버로서 개발에 앞서다는 걸 증명했다”며 “계속해서 리딩컴퍼니로서 글로벌 1위의 QCD(퀄리티·코스트·딜리버리)를 갖춰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미래 배터리인 전고체에 대해서는 “2030년 양산이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경쟁사인 삼성SDI는 이보다 3년 빠른 2027년으로 양산 시점을 잡았다.

김 전무는 이와 관련해 “양산 시점이 경쟁사보다 약간 뒤에 있을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연구와 개발을 하려는 니즈 때문이고 그만큼 난이도가 높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어떤 수용성 있는 음극을 사용할지와 전고체 전해질의 핵심인 이종의 고체 간 리튬이온 전달을 어떻게 저항을 줄이면서 할 수 있을지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기차 메인스트림 시장 접근을 위해서는 ‘고전압 미드니켈(High voltage Mid-Nikel)’이 핵심이라며 “배터리 가격을 줄이는 건식 전극 공정에 대한 도입이 가까워졌고 파일럿 양산 단계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갖춘 기술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김 전무는 “4만건에 달하는 특허를 갖고 있고 경쟁사들과 비교해 특허 경쟁력에서 월등히 앞선 상황”이라며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적극 활용해 미국과 중국, 폴란드, 독일 등 다양한 국가의 여러 기관과 학교에서 연구와 논문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30년 동안 중국을 포함해 경쟁자들의 도전을 이겨내는 게 핵심”이라며 “국내 배터리 3사와 소재사들이 세계 배터리 산업을 이끌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이 7일 ‘더배터리컨퍼런스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자료=한국정경신문)

■ 삼성SDI “2029년까지 20년 초장수명 배터리 양산”

삼성SDI는 배터리 속도와 수명에 방점을 찍고 수요를 늘리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고주영 부사장은 “글로벌 전기차 소비자들은 급속충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ICE(내연기관)와 동등한 충전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충전 소요시간 목표를 9분으로 잡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하루에 200km 이상을 주행하는 소비자가 현저히 적기 때문에 9분 충전시 600킬로미터(km)를 가는 배터리가 나오면 5분만 충전해도 300km를 달릴 수 있으니 대다수 운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초급속충전 배터리는 오는 2026년 베일을 벗는다.

차량 수명에 대해서는 “배터리 수명이 20년까지 늘면 경제적 가치도 증대될 것”이라며 “2027년까지 16년 장수 배터리를 개발하고 2029년까지 20년 쓸 수 있는 초장수명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를 두고는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잡고 “소재나 셀 구조적으로 '퀀텀 점프' 할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고 부사장은 “전기차 주행거리가 길어지려면 에너지 밀도가 올라간다"며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를 짧게 충전해도 일정 주행거리를 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이 새츄레이션(포화 상태) 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전고체 전지의 빠른 론칭은 기술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첫 프로토타입 샘플을 지난해 12월에 OEM(완성차 업체) 세 곳에 제출했고 평가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자동차 업체들과 3∼4년에 걸친 공동 개발을 진행해야 (전고체 배터리를) 차에 탑재할 수 있다”며 “올해 A샘플부터 시작해 2027년 양산을 위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존하 SK온 연구위원(부사장)이 7일 ‘더배터리컨퍼런스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자료=한국정경신문)

■ SK온 “2030년 10분의 급속충전 기술 개발”

SK온은 급속충전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줬다. 이존하 SK온 연구위원(부사장)은 “2030년 10분의 급속충전 기술 개발이 목표”라며 “삼성SDI의 '9분 목표'보다 1분이 더해졌지만 비슷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7분까지 단축하는 급속충전 기술을 개발했지만 에너지 밀도 희생이 뒤따르고 가격도 그만큼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10분을 실링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약진을 향한 포부도 내비쳤다. 오는 2025년까지 전세계에 15개 공장을 두고 생산능력을 238기가와트시(GWh) 이상 높인다는 목표다.

또 SK온의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는 니켈 함량과 음극 내 실리콘 첨가량을 각각 늘려 향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2026년 700㎞, 2030년 800㎞까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 기간 에너지밀도도 현재 720Wh/L에서 770Wh/L, 820Wh/L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리튬이온의 이동속도를 높이는 실리콘 음극재 이중 코팅, 음극 내 흑연 입자의 수직 정렬을 통해 리튬이온 이동 경로를 단축해 주는 자기 배향 공법, 다중 코팅 관련 기술로 이 같은 발전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하이니켈 양극재 후공정 프로세스를 30% 감축하는 등 비용 절감도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코발트 함량을 낮춘 레스 코발트(Less-Cobalt) 배터리와 코발트 프리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다양한 케미스트리(양극재·음극재 소재) 기술을 통해 비용을 낮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온은 후발주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배터리 역사에 조용히 많은 기여를 했고 기술력 증진으로 최근 5년 사이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5위권에 안착했다”고 자평했다.

마지막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고객사의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전방위적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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