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부진∙미수금 문제 겹친 건설업계..추가 수주∙신규 시장 확보 ‘총력’
국내 건설사, 누적 해외 사업 수주액 221억달러..정부 목표 ‘경고등’
매년 증가한 해외건설 미수금..3년간 39억달러 못 받아
연말 앞두고 추가 수주 확보한 건설업계..신규 시장 공략도 이어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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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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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전쟁 장기화와 고물가 기조의 영향으로 해외 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정부가 예상했던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 달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해외건설 관련 미수금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연말을 앞두고 대형 건설사들이 추가 수주를 확보하는 한편 신규 지역 진출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해외건설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건설 사업 수주액은 총 211억1199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35억3138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10.3% 감소한 것이며 수주 건수는 427건을 기록해 같은 기간 4% 줄었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전체 1위를 차지했던 삼성물산의 수주액은 13억3954억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77% 줄었으며 9월 기준 4위로 내려왔다. 지난해 수주액 2위와 6위를 기록했던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10위권 아래로 밀려났다.
현재와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정부가 목표했던 해외수주 400억달러는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가 지났음에도 목표치의 52.7% 수준만 달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가 줄어든 것은 우크라·러시아 전쟁과 중동 전쟁으로 불안정한 국제정세가 장기화되고 고물가 여파로 공사비가 크게 상승한 것이 주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중국 등 인건비가 저조한 다른 국가들이 사업 진출에 나서며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영향도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 사업의 수주 감소에 더해 미수금 문제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 후 받지 못한 미수금은 2021년 12억달러에서 2023년 13억6300만달러로 증가했다. 2021~2023년의 미수금을 모두 합하면 총 39억1800만달러로 한화 5조279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6월 기준 단일 계약에서 미수금이 가장 많았던 사업은 3억3000만달러를 기록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으로 확인됐다. 이어 멕시코 도보스카스 정유공장 건설 사업과 이집트 수첨분해 프로젝트 사업이 각각 2억3000만달러, 1억7000만달러로 뒤이었다. 국가별로 확인했을 땐 이라크의 미수금이 3억423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미수금 문제를 비롯한 해외사업의 어려움 계속되는 가운데 연말을 앞두고 건설업계에 추가 수주가 이어졌다. 시장 편중현상을 줄이기 위한 신규 지역 진출도 지속 중이다.
먼저 대우건설은 약 1조원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비료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투르크메니스탄 제2의 도시인 투르크메나밧에 연산 35만톤의 인산비료와 10만톤의 황산암모늄 생산 설비와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중앙아시아에 진출한 만큼 투르크메니스탄과 중앙아시아 시장을 적극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해선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정 회장은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예방해 신규 사업 참여와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21일에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베트남 쩐 시 타잉 하노이 시장을 예방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총사업비만 약 16억달러인 튀르키예 고속도로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이 사업에서 삼성물산은 설계와 조달을 수행한다. 튀르키예 정부는 준공 후 15년간 한국 컨소시엄에 운영권을 부여하기로 했으며 최소 통행량과 통행료를 유로화 기준으로 보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삼성물산은 공사 수주액 2600억원에 더해 추가 운영 수익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호주 시장 진출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남호주 주정부와 신재생에너지·인프라와 주택 사업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4월에는 호주 시드니에 자사를 설립하면서 진출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이번 협약을 통해 남호주 주정부와 긴밀이 협력하고 호주 시장에서 활동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3분기까지 해외 수주 실적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업계 전반에서 추가 먹거리 확보에 더해 시장 다변화를 위한 신규 지역 공략을 진행 중이다”라며 “일각에서 정부의 해외 수주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통상 연말에 해외 주요 발주들이 몰려 있는 만큼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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