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 ‘카나나’, 베일 벗었지만.. 엔비디아 협력에도 차별성은 ‘글쎄’
10종 모델 라인업 구축..엔비디아와 협력
차별성 부족 지적..선행주자 추격속도 관건
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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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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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카카오의 자체 개발 AI ‘카나나’가 마침내 공개됐다. 고성능과 효율을 중심으로 10종의 모델을 앞세워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청사진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부족한 차별점과 불분명한 출시 일정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행주자들을 어떻게 추격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향후 숙제가 될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2일부터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이프카카오 AI 2024’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카카오는 통합 브랜드 ‘카나나’를 중심으로 동명의 AI 서비스와 10종의 모델 라인업을 공개했다.
AI 서비스 ‘카나나’는 일반적인 AI 에이전트를 넘어선 ‘AI 메이트’를 표방한다. 개인메이트 ‘나나’와 그룹메이트 ‘카나’로 구분되며 이용자와의 1:1 대화뿐만 아니라 그룹대화에서의 맥락도 이해해 최적화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나나’라는 브랜드 명칭은 AI 모델의 이름으로도 적용된다. 카나나 모델은 총 10종으로 구성되며 규모와 종류 및 특성에 따라 ▲언어모델 3종 ▲멀티모달 언어모델 3종 ▲비주얼 생성모델 2종 ▲음성모델 2종 등으로 구분된다.
언어모델의 경우 ▲초거대 모델인 ‘카나나 플래그’ ▲중소형 모델 ‘카나나 에센스’ ▲초경량 모델 ‘카나나 나노’ 등이 있다. 한국어 처리에 있어 탁월한 고성능을 갖췄으며 투명성과 비용 효율성도 겸비한 것이 특징이다.
이 중 카나나 에센스·나노는 유사한 크기의 글로벌 대표 모델과의 성능 비교에서 유사하거나 높은 성능을 보였으며 한국어 논리 및 추론 측면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멀티모달 언어모델의 경우 카나나-o가 중심 축을 담당한다. 카나나-o는 음성인식 텍스트 음성합성 등의 모델을 필요에 따라 모듈식으로 결합하던 기존 구조를 탈피해 여러 모달리티 데이터를 통합 처리하는 형태로 개발됐다. 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빠르게 결과를 도출하는 구조를 갖췄다. 향후 이미지와 오디오를 넘어 영상 데이터를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는 통합 멀티모달 언어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AI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서는 엔비디아와 손을 잡았다. 관련해 지난 23일 행사 2일차에는 엔비디아 타이 맥커처 수석부사장이 연사로 나서 카카오와의 협력에 대해 발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카카오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GH200을 사용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디자인 및 컨설팅도 엔비디아로부터 제공받고 있다. 이후에도 카카오의 AI 혁신을 위해 엔비디아 추론 마이크로서비스(NIM) 도입 등 협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카카오의 AI 모델 및 서비스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의문부호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카나나가 공개된 지난 22일 카카오 주가는 전일 대비 5.20% 떨어졌다는 점이 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관련해 한국어 성능 등 여러 특장점을 강조하긴 했지만 선행주자들이 이미 내놓은 서비스와 비교해 차별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제한적인 채팅 정보만으론 챗GPT 대비 차별적이거나 더 나은 답변을 제시하기 어렵고 별도 앱으로 출시되는 만큼 기존 카카오톡 유저들을 일일이 초대해야 한다는 한계를 지닌다”며 “카카오 그룹 서비스에 적용할 AI 기술들도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것을 활용하는 수준인 만큼 혁신성은 떨어진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출시 시점을 비롯해 수익화 전략 등 세부적인 정보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주요 경쟁사들은 이미 관련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인 뒤 수익화까지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관련해 회사 측은 연내 사내 테스트를 거쳐 출시하겠다는 계획만을 밝힌 상태다. 다소 늦은 시점에 자체 AI를 공개한 만큼 선행주자들을 빠르게 따라잡을 전략도 제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방향성은 긍정적이나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출시까지의 명확한 타임라인과 기존 카카오톡과의 카니발리제이션 가능성을 비롯해 수익화 시까지의 비용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어 다가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구체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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