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유능한 인재로 채우자는 대기업과 65세까지 일하자는 정부..인재 전략 엇박자
SK그룹·삼성 인사, 젊고 슬림해져
세대갈등 유발 vs 불가피한 선택
임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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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3 10:30 | 최종 수정 2024.10.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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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정부와 기업의 인재 전략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정부는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정년 연장을 검토하는 반면 대기업들은 조직 슬림화와 젊은 인재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다.
23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공무원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급속한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23년 18.3%에 도달했다. 2025년에는 20%를 초과할 전망이다.
반면 대기업들은 2024년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정부와 달리 조직 슬림화와 젊은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대응하고 조직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SK그룹은 올 초 단행한 인사에서 임원이 크게 줄고 평균 연령이 48.5세로 젊어졌다. 12월 정기 인사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효율화가 어느 해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하이테크사업 조직을 신설하면서 임원을 66명에서 51명으로 줄였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창사 후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는 '인적 리밸런싱'이라 불릴 정도로 대규모 인사 개편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4년 정기 인사에서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을 과감하게 발탁하며 젊은 리더십을 강화했다. 하반기에는 3분기 실적 부진 여파로 쇄신을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 임원을 상당폭 줄이고 사장급 사업부장 진용에 변화를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기업의 인적 쇄신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로 이어지며 타 기업들로 확대대는 분위기다.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견 관리자들이 승진 기회를 잃고 젊은 세대와의 업무 스타일 차이로 인한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예전처럼 나이만으로 승진하는 때는 지나고 능력위주의 시대다"며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는 충분하지만 기업과 정부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를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기업도 정년 연장에 대해 수용하겠지만 승진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HR 업계에선 기업들이 조직을 젊고 슬림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봤다. 다만 대안으로 세대 간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중장년 인력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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