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거짓말 코로나확진자 고소..대구 거주 숨겨 VS 타병원 먼저 진료거부

김지연 기자 승인 2020.03.09 07:00 | 최종 수정 2020.03.09 09:26 의견 3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지연 기자] 서울백병원이 거짓 진술을 한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자를 사법당국에 고소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9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백병원은 확진 환자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가격리 위반,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형사 제재를 가하는 경우는 있어도 거짓말한 환자를 고소하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환자는 지난달 29일 딸이 거주하는 마포구로 대구에서 상경했다. 이후 소화계통에 불편함을 느낀 환자는 병원을 방문하려 했으나 대구 거주자라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했다.

이후 해당 환자와 보호자는 대구에서 왔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로 방문했다. 병원은 환자가 병원에 내원한 이후부터 입원기간 동안 의료진이 여러차례 대구 방문 사실을 확인했으나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입원 당시 해당 환자가 병실에서 '대구' 등을 언급하고 이야기를 하자 병원관계자 등이 대구에서 온 것 아니냐고 재차 확인했던 것.

이후 지난 6일 병원은 해당 환자의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X선 및 흉부 CT를 촬영했다. 7일에는 코로나19 검사 시행했다. 그 결과 8일 오전 확진판정을 받았다.

의료진 등이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환자에게 전달하자 그제서야 자신의 실거주지는 대구이고 딸의 거주지로 옮겨왔다는 사실을 밝혔다. 대구에서 다녔던 교회 부목사의 확진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환자는 코로나19 확진 이후 음압병실에 격리 입원돼 있다가 이날 오후 다른 국가지정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병원 측은 같은 층 환자 30여명을 포함해 2개 층 환자 70여명을 상대로 코로나 검사에 들어갔다. 또 이 2개 층을 폐쇄했다. 환자와 접촉한 의사, 간호사, 이송요원, 청소부 등 70여명도 검사에 들어갔다.

병원 관계자는 "8일 변호사와 상의했고 환자를 고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전체의 문제다. 감염병 사태에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고소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이러면 안 된다. 환자가 힘들더라도 솔직하게 얘기했으면 선별진료실로 가서 음압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수도 있었다. 공동체를 위한 계도 차원에서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환자가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던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백병원에 방문하기 전 다른 병원에서 대구 방문 사실 만으로도 진료를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