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건설 법정관리에 커지는 줄도산 공포..건설업계, 유동성 관리 ‘비상’
신동아건설, 입주자모집 취소 공고..기업회생절차 신청
부채비율 200% 초과 건설사 수두룩..분양 부진 ‘착잡’
신평사, 건설업 전망 ‘부정적’..미분양 리스크 문제 ‘시급’
우용하 기자
승인
2025.01.09 11:28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63빌딩을 시공했던 신동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중소건설사에 대한 줄도산 공포가 퍼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올해 건설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가운데 건설사의 부채 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선 지방을 중심으로 한 미분양 문제 해결이 시급해 보인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이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에 대한 입주자 모집 공고를 취소했다. 건설사의 모집 취소 공고에 따라 해당 단지의 청약은 무효처리 됐으며 청약 통장도 미사용으로 간주된다.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입주자 모집 취소는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조치 신청에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신동아건설은 지난 6일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바 있다.
기업회생절차란 자금난 등의 이유로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법원의 관리를 받아 회생에 나서는 절차다. 신동아건설은 2019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불과 5년만에 다시 기업회생절차를 요청한 것이다. 법원은 다음날 곧바로 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이번 법정관리 신청은 건설경기 침체와 누적된 분양실패로 지난달 만기된 60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신동아건설은 그간 ‘신진주역세권 타운하우스’와 ‘의정부역 초고층 주상복합’을 비롯한 주요 사업장에서 미분양 문제를 겪어왔다. 지난달 30일부터 진행된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청약에서도 전체 669가구 모집에 특별공급 51명, 일반공급 313명만 신청해 흥행에 실패했다.
63빌딩을 건설했던 신동아건설이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건설업계에선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줄도산 공포가 커지고 있다. 유동성 문제는 신동아건설 뿐만 아니라 현재 건설업계 전반이 해당되기 때문이다.
기업운영에 있어 적정 부채비율은 통상 100%로 여겨진다. 다만 우량기업이나 고정자산이 많을 경우 200%까지도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30대 건설사 중 부채비율 200%를 초과한 것은 11곳에 달했다. 100%를 하회했던 곳은 단 7곳에 불과했다. 특히 시공순위 10위 내 대형건설사인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 롯데건설도 부채비율 200%를 초과했다.
11곳 가운덴 부채비율 400%를 초과한 곳도 여럿 존재했다. 특히 금호건설은 429%로 집계된 신동아건설보다 200% 이상 높은 640%를 기록했다. 2023년 말 집계된 260%에서 무려 380% 치솟은 것이며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태영건설(747%) 다음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부채비율을 보인 것이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559%로 400%를 크게 상회했다.
건설업계의 부채율 상승은 건설공사비가 계속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물량까지 해소되지 못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작년 11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0.26으로 1년 새 1.72포인트 상승했다. 미분양 물량은 같은 기간 6만2489세대에서 6만4126세대로 증가했다. 주택 시공에 들어가는 비용은 계속 증가하는 것에 비해 미분양 물량은 해소되지 않아 자금 유입이 막힌 것이다.
이는 지방 건설사 부도로 이어졌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부도 된 30개 건설업체 중 25곳이 지방에 소재를 두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방에서부터 중소건설사 부도 위험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올해도 건설업의 업황이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원은 ‘2025년 산업전망’ 리포트를 통해 건설업의 실적전망을 ‘저하’로 평가했으며 신용등급 방향성은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김창수 나이스신용평가원 연구원은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사업성 저하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신규 개발 사업 감소 영향으로 건설투자 선행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대출의존도가 높은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수요 위축에 따른 높은 미분양 리스크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올해 건설업 전망을 비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고려 시 향후 1~2년간 부진한 부동산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부채를 해결하지 못한 건설사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위험한 시기가 온 것 같다”며 “건설사 붕괴는 하도급 업체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 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선 우선 지방에 쌓여 있는 미분양 물량 해소가 가장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