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금융, 고환율 우려 속 ‘주가부양’ 목소리..주주서한에 자사주 매입 행렬

양종희 KB금융 회장, 친필 주주서한..“주주환원 흔들림 없이 이행”
KB·신한·하나금융 주요 임원들, 자사주 적극 매입..“책임경영 의지”
연말연초 고환율에 CET1 비율 하락..주주환원 정책 이행 불신 커져
자본비율 떨어져도 주주환원 영향 제한적..“밸류업 공시 이행 문제 없어”

윤성균 기자 승인 2025.01.09 10:43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지주 회장의 친필 서한과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환원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연말 불거진 원·달러 고환율이 해를 넘겨서도 지속되면서 주주환원 정책 이행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커지고 있어서다.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자료=각사)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6일 주요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친필 서한을 보냈다. 신년 인사와 더불어 지난 10월 발표한 밸류업 계획 이행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

양 회장은 “최근 대한민국을 둘러싼 여러가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금리·환율 등의 변동성 확대로 영업환경과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깊이 공감하며 현재의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주주들께 약속드린 그룹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해 12월 9일 비상계엄 직후 투자자 우려와 시장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기관들을 대상으로 서한을 발송하고 그룹 및 일대일 미팅을 진행한 바 있다.

KB금융 주요 임원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김재관 재무담당(CFO)을 필두로 임원 8명이 총 2345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하나금융지주 경영진들도 지난해 연말부터 이달 초까지 자사주 매입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함영주 회장이 5000주를 매입해 솔선수범했고 강성묵, 이승열, 이은형 부회장이 각각 1200주, 1000주, 1000주를 사들였다. 또 주요 임원 5명이 여기에 동참하면서 총 자사주 매입 규모는 9350주까지 늘었다.

함 회장은 “이번 주식 매입을 계기로 밸류업 계획에 대한 실행력을 강화하고 주주들과의 소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하나금융그룹이 금융주 밸류업의 대표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 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임원들도 새해 들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 6~7일 천상영 그룹재무부문장, 방동권 리스크관리파트장, 이인균 그룹운영부문장, 김지온 감사파트장이 총 4200주를 사들였고 전날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영호 준법지원파트장도 각 2000주, 1300주를 매입해 힘을 보탰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 경영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일관되게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주 가치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실행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이들 금융지주의 잇단 친주주 행보는 고환율에 따른 시장의 불안과 상관이 있다. 지난해 12월 말 1472.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1458.9원을 기록 중이다.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주주환원율 50% 달성 등을 골자로 한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CET1비율을 일정수준 유지해야 하는데 환율이 오르면 외화 위험자산이 증가해 CET1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만 원·달러 환율이 164.7원이 올라 4대 금융지주들이 밸류업 기준인 CET1 비율 13%에 겨우 턱걸이했거나 미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자본비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당초 약속한 주주환원 이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시적으로 자본비율이 하락한다고 해도 연간 기준 주주환원 확대에는 큰 지장이 없고 밸류업 대한 의지 자체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혹여 연말 CET 1 비율이 필요 자본비율을 하회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주주환원 확대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 1분기 중 자본비율 회복 시 즉시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실시가 예상되므로 연간 기준으로는 주주환원 확대라는 밸류업 공시를 이행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도 “은행주의 주주환원 강화는 공시된 바에 따라 실행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소폭의 자본비율 하락이 은행주 주주환원 정책을 크게 좌우할 정도의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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