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모범생’ 신한금융의 자신감..“속도·구체성·실행력 등 경쟁사와 차별”

개인투자자 대상 기업가치 제고 계획 설명회 ‘이례적’
속도·구체성·실행력 강조..“주식수 감축해 주당가치 제고”
수익성 확보·주가 상승 자신감..“안정적 펀더멘털 기반 성장”
“신한금융의 주주 친화적 모습, 모든 상장사가 본받아야”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8.22 10:47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밸류업 모범생’ 신한금융지주가 이례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관련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했다. 선제적으로 발표한 밸류업 계획을 기반으로 타 금융지주와의 차별성을 보여주고 향후 기업 가치 제고와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전날 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에 ‘개인투자자 대상 기업가치 제고 계획 설명회’ 영상을 공개했다.

신한금융지주는 21일 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에 ‘개인투자자 대상 기업가치 제고 계획 설명회’ 영상을 공개했다. (자료=신한금융그룹)

앞서 지난달 26일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신한금융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관련해 소액주주들과의 소통 확대를 위해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질문을 받았다.

통상 상장사들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는 경우는 많지만 개인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신한금융은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주들과의 소통 강화를 약속했는데 개인투자자 대상 온라인 설명회도 바로 그 일환이다.

이번 설명회에서 답변자로 나선 천상영 신한금융 재무부문장(CFO)는 “신한의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간단히 말하면 ‘10·50·50’이다”라며 “안정적인 자본 비율 기반 자기자본순이익률(ROE) 10% 목표를 설정했고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주주환원율 50%, 주식 5000만주 감축을 통한 주당 가치 제고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개인투자자들은 신한금융이 발표한 밸류업 계획의 의미와 타 금융사와의 차별점을 물었다. 정부 주도로 밸류업 정책이 추진되면서 기업들이 ‘알맹이 없는 생색내기’ 방안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바탕에 깔렸다.

천 CFO는 “신한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펀더멘털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기업 가치를 시장에서 평가받기 위한 것”이라며 “핵심은 자본의 효율적인 배치와 수익성 제고 그리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금융사 수준으로 주주환원율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 금융지주와의 차별점으로는 속도와 구체성, 실행력을 꼽았다.

현재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곳은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두 곳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4분기 중 공시를 예고한 상태다.

신한금융보다 하루 먼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우리금융의 경우 ROE 10%, 보통주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빠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테면 보통주비율 구간에 따른 총주주환원율의 점진적 확대를 계획했지만 연도별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반면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라는 목표 달성 기한을 설정하고 올 연말까지 주식수를 5억만주 미만, 2027년 말까지 4억5000만주 이하로 감축해 주당가치를 높이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내놨다.

천 CFO는 “이번 계획의 구체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시뮬레이션이 검토됐고 명확한 숫자를 기반으로 달성 목표를 정했다”며 “단순 지향점이나 선언적 목표에 머무르지 않고 자본 수익성에 근거한 자본배분 계획 마련과 평가, 보상에 이르는 비즈니스 전과정의 연계를 통해 실행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10·50·50 목표 달성을 위한 수익성 확보와 자본 규제 대응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천 CFO는 “그룹의 맏형인 은행을 비롯해 카드, 증권, 보험, 캐피탈 등 다양한 비은행 그룹사들의 실적이 안정적으로 유지 또는 성장하면서 과거 10년 이상 꾸준하게 단단한 수익력을 보여왔다”며 “안정적인 그룹의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단순 양적 성장보다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질적인 성장과 자본의 효율적인 분배를 통해 차별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적정 주가 수준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 숫자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주가 상승에 여력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천 CFO는 “주가가 결국 회사의 펀더멘털을 반영한다고 하지만 주가 움직임에는 매크로 환경이라든지 여러 가지 변수가 많다”면서도 “현재 금융주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수준과 앞서 밸류업 정책을 먼저 추진했던 일본의 사례를 봤을 때 현재 주가 대비 주가 상승 여력을 충분히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신한금융의 밸류업 계획에 대해 시장은 긍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최근 논평에서 신한금융의 밸류업 계획에 ‘A0’ 학점을 부여하며 “신한금융에 후한 점수를 준 이유는 2027년 목표에 대한 구체성, 주식수 감축을 통한 주당가지 제고 중심의 경영을 천명했고 개인투자자 대상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할 정도로 주주 친화적으로 변하는 모습 때문”이라며 “삼성, 현대차, SK, LG 등 모든 상장사들이 배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주가는 밸류업 계획 공시 이후 전날 종가 기준 7.9% 상승한 5만8800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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