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AK플라자 살리기’ 총력..1천억 수혈·현장전문가 이강용 투입
AK플라자, 이강용 대표 선임..현장전문가 애경맨
AK홀딩스 1000억원 유상증자 참여..자금 지원
수원점 매출 회복 고무적..적극적 MD 개편 기대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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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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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AK플라자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 규모 자금을 수혈하고 현장전문가 이강용 신임 대표를 선임하면서 투자와 변화를 동시에 가져간다.
21일 공시에 따르면 AK플라자는 내달 2일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 자금을 지원받는다. 자금은 AK플라자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 AK홀딩스를 중심으로 AK플라자 유상증자가 진행되겠지만 아직 배정 비율은 결정되지 않았다.
AK플라자는 현재 성장이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2023년 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0.11% 소폭 증가한 24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지난 2022년 191억원에서 2023년 269억원으로 41% 늘어났다.
이에 따른 시장점유율도 감소 중이다. AK홀딩스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백화점 업계에서 AK플라자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은 2020년 3.9%에서 매년 꾸준히 감소하며 올해 3분기 기준 2.9%까지 떨어졌다.
그간 AK플라자로 흘러 들어간 돈이 적지 않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소다. 지난해 4월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0억원을 지원했고 앞서 3월에는 수원애경역사가 두 차례 걸쳐 20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잇따라 자금 확보에 성공하고 있지만 AK플라자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달라졌다. 그간 악화된 재무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관리전문가들을 대표에 앉혔지만 이번 이강용 신임 대표는 현장전문가라는 점에서 본업경쟁력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강용 신임 대표는 애경그룹 입사 후 원주점과 분당점 점장을 거쳐 상품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다양한 현장경험을 보유한 인물로 평가되면서 AK플라자 수익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AK홀딩스의 유상증자 시기와 이강용 신임대표 선임 시기도 내달 초로 맞물린다. 그간 부진을 이어왔던 AK플라자가 올해 말~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변화를 예고한 셈이다.
AK플라자의 매출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최근 수원이 오프라인 점포들의 쇼핑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관점이다.
AK플라자에 따르면 수원점은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3321억원으로 전년대비 1.4% 늘었다. 2분기 내수 부진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으나 3분기 증가세로 전환했다.
AK플라자 측은 “올해 잇달아 개점·대규모 리뉴얼을 거친 신세계 스타필드와 롯데 타임빌라스의 공세에도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그간 ‘명품 없는 지역근린형 쇼핑몰’ 전략을 펼쳤지만 코로나 이후 보복소비로 명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외면 받았다. 하지만 최근 다시 F&B 콘텐츠와 지역사회와 연계된 콘텐츠들이 집객에 주요 요소로 부각되면서 매출 전환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수원점은 지난 2년간 330개 MD를 개편하며 수원 지역 최대 규모 돌비사운드 메가박스, 올드페리 도넛 등을 들여왔다. 도토리 숲 입점을 통해 건담베이스, 팝마트 등 경기 남부권 대규모 키덜트 공간도 완성했다.
업계는 이강용 신임대표 주도 아래 내년부터 1000억원 실탄을 활용한 적극적인 MD 및 테넌트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전 AK플라자 대표에 있었던 고준 대표가 AK홀딩스로 자리를 옮기면서 전략적 재무활동도 기대된다. 고준 AK홀딩스 대표이사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를 거쳐 2018년 애경에 합류한 후 지주회사인 AK홀딩스 전략기획을 총괄하며 변화를 주도해 온 ‘전략통’이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신임 이강용 AK플라자 대표는 순수 애경맨으로, 다양한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AK플라자의 경쟁력을 높여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민첩성과 함께 중장기적 실행력을 높이고 수익성 강화에 기반을 둔 영업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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