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기대 이상 성적 받았지만”..카드업계, 수수료 인하·대출 규제 ‘첩첩산중’

카드사 8곳, 3분기 누적 순익 2조2511억원..전년 대비 8.3%↑
금리인하로 조달비용 개선 효과 본 카드업계..카드론 판매도 늘어
수수료 인하∙대출 규제 나서는 금융당국..카드사 실적 ‘먹구름’ 드리나

우용하 기자 승인 2024.11.21 10:33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38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대출 판매량이 증가한 결과 카드사들이 3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카드사들의 카드론 영업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으며 연말 가맹수수료도 인하될 가능성 높아 내년 실적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카드사들이 3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연말 수수료율 재산정과 대출 규제가 적용되면 내년 실적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자료=연합뉴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 8개 카드사(신한·삼성·하나·현대·KB국민·롯데·우리·BC)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총 2조251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781억원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해 8.3% 증가한 것이다.

8개 카드사 중 가장 많은 누적 순이익을 달성한 회사는 신한카드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5527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카드가 같은 기간 23.6% 오른 5314억원으로 바짝 추격했으며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는 각각 35.9%, 6.3% 상승한 3704억원과 2400억원을 달성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도 1844억원과 1402억원을 기록하며 두 자리 수 넘는 성장세를 보였고 BC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7.3% 증가한 1293억원으로 집계돼 8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롯데카드는 8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누적 당기 순익 1025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교통카드 부문을 매각하며 일회성 이익이 2000억원가량 발생했던 기저효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이 두 자릿수대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38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인하된 효과가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AA+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고 실제로 낮춰진 결과 7월 3.573%에서 지난달 초 3.226%까지 내려갔다. 통상 카드사들은 수신 업무를 하지 않아 여신활동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대부분의 자금은 여전채를 통해 확보한다. 여전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소폭이나마 개선된 것이다.

이와 함께 카드론 판매가 증가하면서 이자 수익이 늘어난 점도 카드사가 수익을 달성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8개사의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39조150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36조2736억원이던 것과 비교해 3조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카드론 판매가 늘었음에도 연체율은 대부분 개선됐다. 먼저 삼상카드의 연체율은 0.93%로 집계돼 2개 분기 연속 0%대를 유지했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는 각각 1.03%, 1.33%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도 1.47%, 1.82%를 달성해 감소 흐름과 함께 1%대 연체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실적에도 카드사들은 마냥 기쁘지 못한 상황이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으로 전망돼 조달 비용 부담은 다시 상승할 가능성 높고 본업인 신용판매를 통한 수익 개선이 아니라 대출 판매와 몸집 줄이기를 통한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3분기와 달리 내년 전망은 어두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먼저 올해 말 가맹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이 이뤄질 예정인데 금융위원회가 고비용 거래 구조를 개선해 적격비용을 낮춰 비용부담을 절감하겠다고 한 만큼 수수료율도 인하될 전망이다. 이미 4차례 연속된 인하로 연 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는 0.5% 수준인데 추가 인하되면 수수료를 통한 수익 확보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판매도 녹록지 않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으로 가계대출이 몰리자 은행권처럼 경영계획과 관리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했으며 내년부터 이를 통해 관리할 예정이다. 신용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카드사들은 카드론을 비롯한 대출 판매로 실적을 유지했지만 가계 부채 관리가 2금융권으로 확대되는 만큼 대출 수익 역시 위축될 가능성 높아 보인다.

이에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하나 대출 관리 강화뿐 아니라 미국 대선 결과 등 거시적인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주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며 “내년에는 이런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영업환경 구축과 미래 먹거리 보존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방향 모색에 다들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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