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비통신사업] ①SKT, AI로 전사 역량 집중..성과 가시화 총력

3대 AI 밸류체인 완성..글로벌 유망사업 눈독
관련사업 성과 가시화..수익화 모델 확보 주력

변동휘 기자 승인 2024.07.25 14:02 의견 0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자료=SK텔레콤)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SK텔레콤(이하 SKT)은 ‘AI 컴퍼니’ 선언 이후 관련 분야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본업인 통신은 물론, 자사의 모든 사업 포트폴리오를 AI 중심으로 재편하고 나선 것이다.

회사는 인프라-AI 전환-서비스로 이어지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바탕으로 2028년까지 AI 매출 9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과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주요 통신사들과 텔코(Telco) AI 연합전선을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통신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속내다. AI 유망 기업에도 3억달러 이상을 투입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다진 상태다. 여기에 더해 도심항공교통(UAM)과 동물의료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AI 관련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엔터프라이즈 분야 매출이 증가하고 에이닷 등 B2C 서비스도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관련 사업 수익화에 주력해 통신 중심 사업 모델의 AI 전환을 완성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계획이다.

■ 영역 구분 없는 전방위 협력·투자

SKT의 AI 전략은 엔터프라이즈 등 신사업부터 본업인 통신에 이르기까지 전체 사업을 아우르는 구조를 띠고 있다.

이는 ▲AI 인프라 ▲AI 전환 ▲AI 서비스 등 3개의 축에 기반한 ‘AI 피라미드’ 전략에서부터 명확히 드러난다. 신성장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통신 분야 혁신까지 이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B2B, B2C 등 사업 영역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역량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11월 도이치텔레콤, e&, 싱텔,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 손잡고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출범시켰으며,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통신 분야에 특화된 AI 서비스 개발을 주도하고, 차세대 네트워크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이다.

SKT의 AI 밸류체인 3대 영역 (자료=SKT)

다른 한편으로는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앤트로픽에 1억달러를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람다와 퍼플렉시티에 각각 2000만달러와 1000만달러를 투입했다. 최근에는 미국 AI 데이터센터(AIDC) 통합 솔루션 기업 스마트 글로벌 홀딩스(이하 SGH)에 2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LLM(대규모 언어모델) ▲GaaS ▲AI 검색 ▲AIDC 등 전방위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춘 셈이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자사 계열사인 사피온과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합병을 추진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로써 SKT는 반도체-인프라-서비스로 연결되는 AI 3대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UAM과 동물의료 등 글로벌 유망사업에도 관심을 보이는 형국이다. 관련해 지난해 6월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에 1억달러의 지분투자를 단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UAM 상용화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2022년 출시한 AI 기반 반려동물 진단 보조 솔루션 ‘엑스칼리버’도 북미와 호주, 싱가포르 등 글로벌 진출을 이어가는 중이다.

UAM과 동물의료 모두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020년 발표한 K-UAM(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에 따르면 UAM 시장 규모는 연평균 31% 성장해 2040년에는 73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정KPMG는 지난해 반려동물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금이 28억7000만달러로 10년 전과 비교해 8.8배 성장했다고 밝혔으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030년까지 관련 시장 규모가 493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다가오는 수확의 시간

시장에서는 SKT의 AI 전환이 어느 정도 진척을 보임에 따라 올해부터 성과가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실적 전망치에서 이 같은 시각을 엿볼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T의 2분기 실적은 매출 4조4428억원, 영업이익 5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7%, 11.7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T와 LG유플러스의 영업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관련해 SK증권 최관순 연구원은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한 대규모 투자 이전까지 SKT의 전사적인 역량은 AI로 집중될 전망”이라며 “글로벌 제휴 및 투자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KT 유영상 CEO가 25일 타운홀 미팅에서 자사의 AI 사업 전략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자료=SK텔레콤)

인프라와 서비스 부문에서는 일부분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 1분기 SKT의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4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매출이 583억원으로 26% 늘었으며 클라우드 매출도 39%의 성장세를 보였다.

AI 개인비서(PAA) 서비스 ‘에이닷’도 지난 4월 기준 누적 가입자수 400만명을 돌파했다. 통화녹음 요약 및 실시간 통역 등을 통해 이용자들의 AI경험을 혁신하며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SKT는 지난 3년간 구체화된 AI 피라미드 전략 바탕으로 수익화 모델 확립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관련해 유영상 CEO는 25일 타운홀 미팅을 통해 AI 사업 전략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OI) 방안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했다.

단기적으로 AI 기반 B2B·B2C 등 신성장 사업 영역의 사업 모델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통신 중심의 BM(비즈니스 모델)을 AI로 전환하는 투트랙 전략을 실행해 나가겠다는 내용이다.

유 CEO는 “지난 3년간 AI 피라미드 전략을 구체화했고, 이제는 AI로 수익을 얻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때”라며 “AIDC(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신성장 사업 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텔코 BM의 AI 전환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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