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크 맞아?..카카오뱅크 3분기 민원건수 압도적 1위
3분기 민원 165건..전분기 대비 302%↑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각 87건·80건·53건·57건
여신 128건 집중..고신용 금리 인상·전세대출 지연 탓
창구 없어 민원 발생?.."비대면 거래 늘면서 오히려 민원 감소"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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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1 10:45 | 최종 수정 2021.11.0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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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3분기 민원건수가 다른 시중은행 대비 압도적으로 많았다. 출범 4년차인 카카오뱅크의 전산·인력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데다가 3분기 가계대출 규제가 확산되면서 소비자 민원이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일 은행연합회 소비자공시에 따르면 3분기 카카오뱅크의 민원건수는 총 165건으로 전분기 대비 302.4% 급증해 전체 은행권에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민원건수는 각각 87건·80건·53건·57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민원건수는 6건에 불과했다.
카카오뱅크는 4대 시중은행보다 업무 범위가 좁고 고객 수도 더 적다. 이를 감안하면 3분기 165건에 달하는 민원건수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고객 십만명당 환산한 건수도 카카오뱅크가 1.07건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았다. 고객 십만명당 1건대를 기록한 곳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하다.
유형별 민원건수를 살펴보면 ▲여신 128건 ▲신용카드 21건 ▲기타 16건이 집계됐다. 금융상품별로는 ▲신용대출 61건 ▲그 외 여신 67건 ▲신용카드 21건 ▲기타 16건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민원이 대출 관련 업무에서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다른 시중은행들은 여·수신 민원건수 비중이 비슷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올해 중금리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고신용자 대출 금리를 인상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월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저금리를 0.34%p 인상했다.
은행연합회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 신용 1∼2등급 대상 신용대출 금리는 연 3.52%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함에 따라 고신용 신용대출 금리를 인상했고 관련해서 민원 제기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발생한 카카오뱅크의 전세자금대출 지연사태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카카오뱅크 전세대출 신청자가 늘면서 일부 고객의 심사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대출 승인을 기다리던 고객들이 위약금을 물거나 신용점수가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카카오뱅크가 비대면 대출상품을 출시하면서 전산시스템과 인력 등 제대로된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아 고객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에 오프라인 창구가 없다 보니 시중은행에서는 창구 업무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도 민원으로 연결된 측면이 있다”며 “앱으로 하다 보니 민원 발생이 집중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특성 때문에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시중은행들의 비대면 거래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70~80%를 넘어섰지만 고객 민원은 감소 추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민원은 오히려 감소 추세”라며 “인터넷은행이라서 민원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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