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 1년 만에 물꼬 트나..대규모 공동 투자로 급진전
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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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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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그간 지지부진했던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빠르게 진전되는 모습이다. SK스퀘어와 CJ ENM이 대규모 공동 투자를 단행하며 물꼬를 튼 것이다. 넷플릭스 대항마 격린 토종 거대 OTT가 무사히 출범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웨이브의 대주주 SK스퀘어와 티빙 대주주 CJ ENM은 27일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에 각각 1500억원, 1000억원을 투자했다고 공시했다. 콘텐츠웨이브가 새로 발행한 전환사채(CB)를 각각 취득하는 방식이다.
이번 투자금으로 만기가 도래한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해소하고 나머지 금액은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투자 목적에 대해 양사는 사업적 협력을 위한 공동투자라고 설명했다. 향후 기업결합심사 등을 거쳐 합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K-OTT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합병법인 출범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며 CJ ENM 측이 경영권을 갖게 될 전망이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지난해부터 수면 위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성장 둔화와 누적 적자 등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넷플릭스를 위시한 해외 OTT와의 경쟁도 체급을 키워야 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합병 효과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티빙과 웨이브의 지난달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각각 809만6100명과 420만6631명으로 이를 더하면 1230만2731명에 이른다. 국내 1위인 넷플릭스(1190만9839명)을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복잡한 주주구성으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난관으로 지목됐다. 콘텐츠웨이브의 경우 SK스퀘어가 4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19.8%씩을 나눠 갖고 있다. 티빙의 주요 주주는 ▲CJ ENM(48.9%) ▲KT스튜디오지니(13.5%)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13.5%) ▲에스엘엘중앙(12.8%) ▲네이버(10.7%) 등이다.
실제로 현재 대부분의 주주들에게 동의를 얻은 상태지만 KT스튜디오지니가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CJ ENM 측에서 KT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는 사업 협력을 통한 단계적 통합을 시작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삼성증권 최민하 연구원은 “지난해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1420억원, 80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티빙은 구독자 증가와 구독료 인상으로 올해 3분기 71억원까지 손실 규모가 축소됐다”며 “양사 합병으로 티빙과 지상파 콘텐츠가 한데 모일 수 있다면 OTT 시장 내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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