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다툼..3자 연합, 지주사 ‘이사회 뒤집기’ 실패
의결권 집계로 4시간 이상 지연..3자 연합 전원 불참
이사회 재편은 실패..신동국 회장 사내이사 선임 가결
내달 한미약품 주총서 박재현 사장 해임 건 등 재격돌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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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15:39 | 최종 수정 2024.11.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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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다툼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3자 연합 측이 이사회 균형을 뒤집지 못하면서 내달 열릴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로 무대가 옮겨지게 됐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 ▲신동국 회장·임주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 ▲회사가 상정한 자본준비금 감액 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이번 임시주주총회도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와 같이 시작부터 삐걱거리며 여러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작 전부터 일부 소액주주들은 “회순(총회 순서)를 달라”, “빨리 시작하라”, “감사보고서를 보여달라” 등을 요구하는 등 고성도 오고 갔다.
이날 형제 측의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물론 3인 연합 측은 전원 총회 현장에 불참하고 대리인을 보냈다. 주총 의장을 맡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홀로 참석했다. 이 날 주총에서는 의결권 있는 주식 중 84.7%(5734만864주)가 참석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예고한 오전 10시에서 4시간 넘게 지연돼 오후 2시 30분께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총회가 시작됐다. 현장에 참여한 주주들의 의결권 집계에 예정보다 시간이 늦어졌다는 것이 한미사이언스 측 설명이다.
이 날 주총의 핵심 안건인 이사회 정원 수 확대 안건은 부결됐다. 앞서 3자 연합 측은 한미사이언스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하고자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바꾸고 이사 2명을 신규 선임해 이를 6대 5로 뒤집겠다는 계획으로 해당 안건을 상정했지만 찬성 의결권은 57.89%로 3분의 2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사회 정관변경 안건 부결로 3자 연합 측 경영권 재탈환도 어려워졌다. 다만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선임 건은 가결됐다. 신동국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으로 양 진영간 이사회 정원 수는 5대5로 팽팽하게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임주현 이사 선임의 건은 자동 폐기됐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2027년까지 임기를 보존하게 된다. 앞서 임종훈 대표는 오는 2026년 한미사이언스 및 한미약품 등 이사회 장악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한미약품그룹의 향방은 오리무중으로 빠지게 됐다.
나머지 회사가 상정한 자본준비금 감액에 대한 안건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한미사이언스는 자본준비금 중 주식발행초과금에서 100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다.
이로써 경영권 향방은 내달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로 넘어간다. 한미약품 주총에서는 사내이사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회장 해임의 건이 상정됐다. 이와 함께 박준석 후보, 장영길 후보를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올랐다. 박준석 후보와 장영길 후보는 형제 측 인사로 알려져 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임시주총을 마친 후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주주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오는 12월 19일에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도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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