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3조 보험금청구권신탁 시장' 선점 경쟁 생보업계..'특화보험' 출시도 나서

생보업계, 보험금청구권신탁 출시..883조 신규 먹거리 ‘기대’
삼성∙교보, 시장 선점 경쟁 박차..미래에셋∙흥국도 상담 ‘속속’
KB라이프, 그룹 계열사와 특화보험 예고..한화는 상품 준비 초읽기

우용하 기자 승인 2024.11.28 10:5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생명보험업계 신규 먹거리로 평가받는 보험금청구권신탁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과 흥국생명도 고객 확보를 위해 상담을 늘려가고 있으며 종합재산신탁 라이선스가 없는 KB라이프생명은 지주 그룹 내 계열사와 협업한 특화 종신보험 상품으로 경쟁에 나섰다.

28일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판매하고 있는 (왼쪽부터)삼성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의 본사 전경 (자료=각사)

28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함에 따라 보험금청구권에 대한 신탁업무가 지난 12일부터 가능해졌다. 현재 보험금청구권신탁은 생명보험사 4곳(삼성·교보·미래에셋·흥국)과 시중은행(KB국민·하나·우리·신한) 등에서 가입할 수 있다.

보험금청구권신탁이란 고객을 대신해 보험사·은행 등 신탁회사가 보험금을 관리하고 운용해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서비스로 보험계약인 1단계와 신탁계약인 2단계로 구성돼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대상은 3000만원 이상 일반 사망 보장에 한정되며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하고 수익자는 배우자·직계존비속일 경우 가입 가능하다. 특약 사항 보험금 청구권은 취급하지 않는다.

보험금청구권신탁은 출시되기 전부터 생보사의 신규 먹거리가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받아왔다. 6월 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사망보험금 누적 잔액이 883조원에 달하며 고령화의 영향으로 신탁에 대한 고객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900조원에 가까운 거대 시장이 열리자 종합재산신탁업 라이선스 있는 생보사들은 너나 할 것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비스 판매 2주가 지난 시점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곳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으로 평가된다.

삼성생명은 12일 출시 당일 1호 계약을 체결한 이래 5일 만에 총 755억원 규모의 계약을 달성했다. 156건의 계약을 진행한 것이며 규모는 평균 약 4억8000만원 수준이다. 가입 금액 3억원 미만 계약이 62%로 가장 많았으며 15%는 10억원 이상인 계약으로 확인됐다. 삼성생명이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에서 빠르게 저변을 넓힐 수 있던 것은 업계 1위의 폭넓은 고객층에 더해 그동안 운영해 온 종합재산신탁업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 성과로 분석된다.

교보생명도 최근 100호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자는 남성(43%)보다 여성(57%)이 더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50대가 34%를 차지했다. 교보생명이 2주 만에 100호 계약을 달성할 수 있던 배경은 올해 종합재산신탁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이래 보험금청구권 신탁 출시에 맞춰 전문 인력과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성과로 보인다. 앞서 교보생명은 7월 종합자산관리팀을 확대 개편해 컨설팅 역량을 갖춘 40여명의 전문가 조직을 구성한 바 있다.

미래에셋생명과 흥국생명 역시 신규 먹거리인 보험금청구권 신탁 계약을 확보하기 위해 다수의 상담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KB라이프생명의 경우 보험금청구권신탁 맞춤 종신보험을 통해 경쟁에 나섰다. 신탁에 가입할 수 있게끔 사망보험금이 3000만원 이상으로 최적화된 이 상품은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체적으로 신탁업을 수행하지 않기에 지주 그룹 내 계열사인 KB국민은행, KB증권과 협력해 신규 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

KB라이프가 계열사 연계를 통해 경쟁에 나선 만큼 다른 생보사들도 그룹 내 종합재산신탁 라이선스가 있는 계열사와 협업한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의 경우 보험금청구권신탁 판매가 가능함에도 아직 관련 상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신탁업이 가능한 다른 생보사들이 개정안 시행 당일부터 적극적인 상품 판매에 나선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라이선스가 있기에 추후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며 현재 상품 준비 초기 단계에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보험고객이 많은 대형사가 빠르게 선점 중이지만 상품을 출시한 보험사 전반에서 많은 상담과 문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부유층 외 일반 고객의 관심도 예상보다 뜨겁고 보험금 활용 방안으론 자녀 교육과 결혼 등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계약이 많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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