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현실로 다가온 공급절벽∙고용한파..건설업계, 인사 교체로 위기 극복 나선다

지난해 주택 착공 30만호 하회..내년 공급 절벽 전망
9월 건설업 취업자도 전년 대비 4.6%↓..11년 만에 최대 감소
젊은 대표 선임해 돌파 나선 건설업계..인적 쇄신 활동도 줄이어

우용하 기자 승인 2024.11.27 11:0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고용 한파에 더해 내년부터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절벽 문제까지 현실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공급 절벽 해결을 해결하고자 재건축 촉진법과 그린벨트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며 건설사들도 불황 극복을 위해 인사와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한우 현대건설 신임 대표, 김보현 대우건설 신임 대표 내정자, 박상신 DL이앤씨 대표 (자료=각사)

27일 한국건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정책 평가와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들어간 지난 2022년부터 주택 착공 실적은 감소하기 시작한 이래 지난해에는 30만호를 하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8월까지의 착공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6.6% 증가했지만 예년과 비교했을 땐 40.5% 감소한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착공이 시작되면 준공까지는 2~3년 정도 소요된다. 이에 보고서는 2022년 이후 발생한 착공 감소의 여파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으며 특히 수도권 지역에선 공급절벽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의 2022년과 지난해 착공 물량이 각각 14만호와 10만호에 불과해 예년 준공되던 수준인 15만6000호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급 절벽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자 정부는 그린벨트 개발과 1기 신도시 재개발 관련 정책을 발표하며 공급물량 확대에 나섰다. 이와 함께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을 통해 주택 공급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할 것이란 방침이다.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은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기본계획·정비계획을 동시 처리하고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공급물량 확대를 늘리기 위한 각종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당장의 공급절벽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그린벨트 개발과 특례법이 통과된다고 해도 실질적인 효과는 2030년 전후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건설 경기 한파의 여파는 공급 절벽뿐만 아니라 고용시장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올해 9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한 205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감소율이 4%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3년 2월 이후 11년 8개월 만이다.

일반적으로 건설업의 경우 하반기에 공사가 몰려 5월부터 고용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업계 한파가 장기화된 결과 올해 건설업 취업자 수는 7월까지 전월과 비교해 계속 감소했으며 8월에 1.6% 반등했지만 이후 상승률은 계속 축소됐다.

장기화되는 침체로 인한 문제들이 공급과 고용시장에서 현실로 나타남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는 조직 개편과 젊은 피 수혈을 통해 쇄신에 나서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현대건설은 이달 15일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신임 대표 이사로 내정했다. 이 대표는 1994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전략기획사업부장과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해 왔다. 특히 이 대표의 경우 1970년생으로 전임 대표인 윤영준 사장보다 13살 어리다. 젊은 신임 대표가 내정된 만큼 현대건설에서도 세대교체 성격의 대대적인 조직 정비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도 이달 5일 김보현 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1966년생인 김 대표 예정자는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2021년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과정을 총괄했다. 신임 대표 내정과 함께 조직개편도 진행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7본부 3단 4실 83팀’이던 조직은 ‘5본부 4단 5실 79팀’으로 변경됐으며 전체 팀장 중 약 40%는 신임 팀장으로 교체됐다.

DL이앤씨는 DL건설의 대표로 있던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을 8월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올해 조직 슬림화 작업을 계속 진행해 오고 있다. 3월 임원 중 3분의 1을 줄였으며 10월 인사에선 지난해보다 적은 6명만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과 GS건설도 이달 인사 개편을 앞두고 있어 건설사의 인적 쇄신 행보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계 불황이 길어지자 대표 교체와 조직 슬림화, 인사 개편을 통해 전략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인사로 젊은 대표들이 많이 자리한 만큼 인적 쇄신과 세대 교체가 함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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