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다 10조 놓친 HD현대·한화, 글로벌 방산시장서 ‘맞손’
임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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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12:57 | 최종 수정 2024.11.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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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국내 방산업계의 양대 산맥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해외 방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원팀'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양사 간 고소·고발 취하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글로벌 방산시장에서의 협력 가능성이 높아졌다.
■ 호주 수주전 실패 반면교사..갈등 봉합하고 협력으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을 둘러싼 갈등으로 법적 공방을 벌여왔다. 양사는 최근 상호 고소·고발을 취하하며 화해 무드를 조성했다. 이는 단순한 화해를 넘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해의 배경으로 호주 수상함 수주전에서의 패배를 꼽고 있다. 10조원 규모의 호주 프로젝트에서 독일과 일본에 밀린 경험은 두 기업에게 협력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양사는 호주 군함 입찰에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았음에도 수주에 실패했다. 이를 두고 양사의 소송전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언급된다. 이에 화합을 통해 대규모 군함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이 낫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것으로 보인다.
■ 80조 규모 글로벌 수주전 앞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이번 화해를 계기로 캐나다, 폴란드, 필리핀 잠수함 입찰에 정부와 함께 원팀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한국에서 1등하면 세계 1등은 따 놓은 당상이었는데 지금은 한국에서 1등 해도 중국 조선사에 밀릴 때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각개전투할 때가 아니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정부는 3000톤급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구매할 예정이다. 잠수함 프로젝트 예산은 70조원, 건조 금액은 20조원에 달한다. 2026년 계약자 선정을 앞두고 있으며 일본 기업들의 입찰 포기로 한국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폴란드는 해군이 운용할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오르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 규모는 3조원대로 역시 대형 프로젝트다. 필리핀도 2조원 규모의 중형급 잠수함 2척을 도입할 계획이다.
양사는 입장문을 통해 확고한 원팀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우리 조선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만큼 협력을 강화해 K-방산 수출 확대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정부의 원팀 전략에 적극 협조하고 한편으로 중국이 공격적인 투자로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체 간 상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도 고려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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