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0대그룹 주식 처분..정부 밸류업과 ‘엇박자’
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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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3 10:42 | 최종 수정 2024.10.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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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국민연금이 10대 그룹의 주식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과 정반대 행보하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재벌닷컴이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의 국내주식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10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투자 비중이 2020년 말 67.51%에서 지난해 말 64.96%로 2.55%p 줄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의 비중을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연금의 삼성그룹 내 상장사 투자 비중은 38.7%에서 33.05%로 5.65%p 감소했다. 삼성전자 비중은 29.52%에서 23.29%로 6.23% 감소했으며 삼성전자의 국민연금 지분율도 10.69%에서 7.28%로 낮아졌다.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전기 ▲삼성 E&A ▲삼성화재 ▲삼성증권 ▲호텔신라 등 11개 상장사의 비중과 지분율이 모두 줄어들었다.
SK그룹의 비중도 9.41%에서 8.99%로 0.42% 감소했다. 지주사 SK는 8.24%에서 7.04%로 줄었고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핵심 계열사 비중도 줄였다.
이외에도 롯데그룹은 1.02%에서 0.98%로 줄었고 GS그룹과 농협그룹 비중도 소폭 하락했다.
▲현대차그룹 ▲LG ▲포스코 ▲한화 등은 투자비중이 소폭 상승했으나 이는 주가 상승과 계열사 신규 상장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주가 상승기에 해당 그룹의 핵심 상장사 주식을 대거 처분했으며 이에 따라 지분율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비중은 6.77%에서 7.14%로 올랐지만 현대차와 기아 등 주요 계열사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3%p 내외로 감소했다. LG그룹 역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영향으로 비중이 소폭 증가했지만 지주사 LG를 비롯해 11개 상장사 중 7개사의 지분율이 하락했다.
이외에도 포스코를 비롯해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 역시 1%p대의 비중 증가가 있었지만 국민연금 지분율은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관련해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정부와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국민연금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정작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핵심주를 처분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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