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임시주총, 대주주 연합 완승..경영권 향방 내년 정기주총으로
박재현·신동국 해임 안건 부결..형제 측 안건 자동폐기
오너일가 참석 안해..물밑 화합 제안에 뜻 모일지 관심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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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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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 해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대주주 연합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바탕으로 한 독립경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결과에 따르면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 해임 안건은 3분의 2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이사 해임은 상법상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겸 한미약품 사내이사 해임도 함께 부결되면서 자동으로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한미약품 사내이사 선임 건은 폐기됐다. 이와 함께 임종윤 대표의 내년 정기주주총회를 통한 한미약품 대표이사 취임 계획도 무산됐다.
앞서 박재현 대표는 임시주총을 앞두고 “한미약품의 확고한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주주들의 재신임을 받는 날이자 그룹의 거버넌스 이슈와 한미약품의 사업을 명확히 분리하는 날”이라며 “오로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약품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미약품은 주주들의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면서 대내외적인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더욱 겸손한 자세로 주주들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고 존중하며 오직 한미약품 가치 제고만을 생각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재 한미약품 경영진은 대주주 연합 측 인사가 6명으로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이사의 사내이사 직 유지로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여전히 대주주 연합 측이 주도권을 쥐게 됐다.
한미약품 측 관계자는 “이번 임시주총에 앞서 의결권 자문사들과 국민연금의 의견이 박재현 대표 해임 반대로 쏠리면서 결과가 예상됐다”고 말했다.
앞서 글로벌 자문사 ISS와 GL은 ““현 경영진이야 말로 회사와 주주 모두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대주주 측에 힘을 실어줬다.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오너일가는 이번 주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임시주총 전 물밑에서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의 화해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로간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 측은 13일 “(사과) 제안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무차별 고소, 고발 등 회사를 혼돈에 빠뜨린 것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먼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사전협의가 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 측 입장차가 또 다시 좁혀지지 못한다면 내년 있을 정기주주총회로 넘어간다. 오는 2026년 한미약품 내 일부 대주주연합 측 이사들의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어 내년 정기주주총회가 최종 결전이 될 가능성도 높다.
대주주 연합의 한미약품 경영권 방어로 내년 3월 열릴 정기주총에서 또 다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재편을 위한 안건을 상정할 여지도 남아있다. 그동안 지분을 매입해 49% 가까이 의결권을 확보한 만큼 내년 3월 주총에선 승산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미약품 측은 “향후 열릴 한미약품의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한미사이언스의 의결권 행사에 대하여는 반드시 이사회 결의를 통한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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