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주담대 증가세 전월 대비 15% 감소..수도권 쏠림은 ‘여전’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9.18 13:27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지난달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5대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이달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나 은행권의 자체 조치에도 불구하고 감소 폭은 아직 15% 정도로 크지 않은 상황이다.

18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됐으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연합뉴스)

18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이들 은행에서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12조4370억원으로 확인됐다.

반면 이달 들어 9일까지 주택구입 개별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3조645억원으로 하루 평균 3405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달보다는 15% 적지만 7월이나 6월과 비교했을 땐 큰 차이 없는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주택담보대출이 쏠리는 현상은 더 심각해졌다.

이달 5대 은행의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중 69.6%인 2조1322억원이 수도권 주택과 관련된 대출이다. 2021년 8월 수도권 주택 관련 대출의 비중이 71.8%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달성한 것이다.

주택 관련 대출 급증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것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 매매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7월 서울 지역 주택 매매는 1만2783건으로 2년 11개월 만에 1만 건을 넘겼다.

통상 주담대는 거래 시점으로부터 약 두세 달의 시차를 두고 은행권 통계에 반영되는 만큼 7월·8월에 서울 주택 거래가 정점이라고 해도 주담대 증가세는 10∼11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은 대부분 부동산 구입 단계상 잔금일에 나간 대출이지만 국토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의 주택 거래 통계는 계약일 기준이기 때문에 시차가 존재한다"며 "7월이나 8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계속 늘었다면 은행의 주택 구입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실적은 9월이나 10월 혹은 11월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서도 수도권 집값이나 가계대출의 안정 여부를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내년 이후 안정을 예상하는 견해와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등과 상관없이 과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모두 공개했다.

9월 말∼10월 초까지 가계대출 관련 지표에 뚜렷한 감소세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집값·가계대출 발 금융 불안을 금리 인하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한 한은이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 기대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19일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한은의 집값·가계대출 관련 고민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향후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주체들에 이런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전달해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시장 기대를 관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거시 건전성 규제 등의 측면에서 주택공급 확대와 규제 강화 조치의 효과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더 강화하는 조치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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