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기조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패션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지만 무신사는 여전히 건재하다. 창사 이래 첫 적자로 위기설도 돌고 있지만 무신사맨 조만호 의장의 복귀로 또 다른 성장을 이뤄낼 무신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편집자주-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내년 무신사가 IPO 진입을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문일 전 무신사 대표는 “2025년까지 IPO 계획은 없다”고 말했고 무신사 측도 “IPO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알렸지만 시장의 시선은 다르다.
2019년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938억원 투자를 유치할 당시 ‘2024년 상장하지 못하면 연이율 8%의 투자금을 더한 풋옵션 행사’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만호 의장 복귀와 더불어 사업체제를 개편하고 비효율 사업들을 대폭 정리해 나가는 행보를 살펴보면 IPO 진입을 위해 경영효율화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솔드아웃 전체 임직원의 30%를 감축했다. 지속적으로 적자를 개선하지 못하는 사업부를 축소하겠다는 복안이다. 무신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자회사 에스엘디티는 솔드아웃은 ▲2021년 158억원 ▲2022년 427억원 ▲2023년 281억원 등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자회사의 부진한 실적에도 확실한 캐시카우가 있다는 점은 무신사가 상장에 굳이 속도를 내지 않아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무신사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23년 별도 기준으로 1042억원을 기록하며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연결 기준으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2022년 724억 원에서 2023년 839억원으로 15.9% 늘었다. 2023년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난 4200억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무신사는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 창출을 만들어 내기 위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PB 무신사 스탠다드가 꼽힌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2017년 론칭 이후 6년만에 매출 규모가 2000억원대로 급상승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론칭은 생산부터 유통, 가격까지 직접 통제 가능한 자체 브랜드를 기획해 고객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수익성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또한 무신사 스토어를 통한 데이터 확보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 재고 부담을 덜고 무신사의 콘텐츠 파워를 내세운 다양한 기획전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 수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 수는 13개로 늘어났다. 2021년 5월 홍대점을 처음으로 연 이후 2년만에 10개 이상 매장이 늘어난 것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오프라인 스토어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캐주얼 브랜드로서 지속적으로 접점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뷰티 카테고리 확장도 청신호가 켜졌다. 무신사 뷰티가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로 거래액 성장성을 확인했다. 무신사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3주간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무신사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배 이상 늘었다.
업계는 무신사가 기업가치를 다시 5조원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PB를 통한 안정적 현금창출 능력과 카테고리 확장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조만호 의장이 무신사 기업가치를 5조원대로 끌어올린 이후 상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무신사 관계자는 “올해는 무신사와 29CM, 무신사 스탠다드, 글로벌 등의 핵심 사업 영역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다진 후 지속 가능한 성장과 수익을 이끌어내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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