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낮은데 판매 연장한 손보업계..1인실 60만원 절판마케팅 계속한다

손보업계, 1인실 60만원 특약 판매연장..이달 말까지 판매
전국 상급종합병원 1인실 병상 비중 6.8%..실효성 저하 평가
경쟁적 판매기간 연장에 절판마케팅∙불완전판매 우려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8.21 10:15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이달 중순 이후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 특약의 한도를 30만원으로 내리겠다고 예고했던 손해보험사들이 일제히 하향 시점을 연기했다.

1인실 60만원 한도 특약의 판매 연장을 두고 보험사들의 추가적인 절판마케팅과 이에 따른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달 중순 이후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 특약의 보장 한도를 30만원으로 낮춘다고 예고했던 손해보험사들이 하향 시점을 연기했다. (자료=연합뉴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 보장 특약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들이 입원일당 최대 60만원의 판매 기간을 이달 말까지 일제히 연장했다.

삼성화재는 31일까지 기간을 늘렸으며 롯데손해보험과 흥국화재는 25일, KB손해보험은 30일까지 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특약은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 비용을 정액형태로 보장하는 상품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보장 한도는 5만~10만원 수준이었으나 손보사들이 경쟁적으로 한도를 올린 결과 60만원까지 상승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1인실 입원비 특약에 대한 과당경쟁을 우려해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다.

실제 1만원 수준의 낮은 보험료로 60만원 입원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보험소비자들이 유입되자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악화되기도 했다.

경쟁적으로 특약을 판매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전국의 상급종합병원은 47곳에 불과하며 이 중 1인실 병실의 비중은 6.8% 수준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경북과 세종, 제주에는 상급종합병원이 한 곳 뿐이며 아예 존재하지 않는 지역도 있다. 특약에 가입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하긴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손해율 문제와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자 손보사들은 1인실 특약에 더해 2~3인실 입원비 특약을 출시하며 보장 공백 완화를 시도했다. 60만원 보장 상품도 이달 중순까지 판매하고 30만원으로 한도를 낮출 예정이라 하며 막바지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60만원 한도 특약 판매를 가장 먼저 연장한 것은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지난 15일 이후 30만원으로 한도를 내린다고 밝혔으나 이달 말까지 판매 기간을 늘렸다. 이후 다른 손보사들도 경쟁적으로 인하 시점을 1~2주 가량 연장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급병원 1인실 입원일당 특약에 대한 과열과 손해율 지표를 진정시키기 위해 인하를 준비했지만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기간을 연장하게 됐다”며 “자칫 해당 특약과 함께 하는 상품의 판매도 어려워질 수 있어 손해율이 조금 높더라도 경쟁사와 인하 시점을 맞추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손보사들이 일제히 판매 연장에 나서자 1인실 60만원 특약에 대한 절판마케팅이 재차 진행될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실제 영업 현장에선 ‘연장’이란 문구를 강조하며 막바지 고객 모집에 다시 나선 상황이다.

이와 함께 불완전 판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특약에 가입해도 상급종합병원의 1인실이 적은 만큼 실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가입을 통해 추가적인 보험료를 지불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완전 판매란 금융 기관이 금융 상품에 관한 기본 내용이나 위험성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고 판매하는 행위다. 보험 상품의 경우 불필요한 보장 가입 유도나 설명 들은 보장·보험금이 실제 약관과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1인실 60만원 보장에 대한 판매가 이달 말로 연장돼 절판마케팅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보장을 줄인다고 했다가 다시 판매하는 만큼 불완전 판매를 더 경계하고 판매 연장 전 가입한 고객들이 당했다는 느낌을 받지 않기 위해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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