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써보니 편하네'..카드업계 컨택리스 결제 상품·시장 확대 나선다

비자, 국내 컨택리스 결제 인지도 80.5%..전년 대비 20% 급등
단말기 보급 부진에 뒤처진 컨택리스 결제..애플페이 도입 후 ‘가속’
라인업 확대·밴드형 카드 준비하는 카드업계..컨택리스 상품 ‘강화’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8.20 11:35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해외 선진국들과 달리 국내 활성화가 더뎠던 컨택리스 카드의 인지도가 애플페이 도입 이후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컨택리스는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해 단말기에 카드를 태그하는 결제방식이다. 단말기와 양방향 근거리 무선통신이 가능하게 하는 IC칩이 내장돼 있다. 칩이 내장된 카드에는 일반 카드와 달리 90도 회전한 와이파이 모양 아이콘이 표면에 그려져 있다.

카드사들이 트래블카드를 기반으로 컨택리스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애플페이의 교통카드 도입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컨택리스 카드와 결제 방식이 국내 시장에서도 주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NFC 단말기 보급부진에 국내에서 외면받던 컨택리스 카드·결제가 애플페이 도입 이후 높은 인지도와 경험도 상승을 보였다. (자료=연합뉴스)

20일 글로벌 결제기술기업인 비자가 진행한 ‘컨택리스 결제 및 해외여행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컨택리스 카드·결제에 대한 인지도와 경험도는 각각 80.5%와 45%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인지도는 20% 늘고 경험도는 6배 증가한 것이다. 컨택리스 카드를 이용하지 않았던 소비자 중에서도 절반 이상인 56%가 1년 내 이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컨택리스 결제 방식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미 널리 퍼져 사용되고 있다. 비자에 따르면 호주와 싱가포르에선 컨택리스 결제가 오프라인 거래의 95% 이상 차지하고 있으며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의 주요국에서도 60%가 넘는 사용량을 보인다.

반면 한국의 컨택리스 결제 비중은 2.4%에 불과했다. 이는 컨택리스 카드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EMV 규격 NFC 단말기 보급이 뒤처진 영향으로 보인다.

EMV는 유로페이와 마스터카드, 비자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약어로 컨택리스 결제 시 사용되는 글로벌 표준 규격이다. 전 세계 컨택리스 결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EMV 규격 NFC 단말기의 보급률은 10% 안팎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삼성페이나 카카오·네이버페이 등 모바일 페이를 주로 사용해 EMV 규격 단말기의 보급이 뒤처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 이후 EMV 규격 NFC 단말기의 보급량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해외 여행 중 컨택리스 결제를 경험한 소비자도 늘고 외국인 관광객의 결제 관련 불편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컨택리스 결제와 EMV 규격 단말기는 국내에서도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달 티머니 홍보 이미지 유출로 애플페이의 교통카드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커졌으며 동반성장위원회의 NFC 단말기 지원 사업도 매년 추진하고 있어 컨택리스 결제 확산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에 카드업계는 컨택리스 상품을 늘리고 새로운 형태의 카드를 개발하며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하나·신한·KB국민·NH농협·우리)들은 우선 해외여행 시 사용하는 트래블카드에 컨택리스 기능을 내장했다. 해외 시장의 경우 EMV 규격 NFC 단말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 교통카드와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편의성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페이와 국내에서 최초로 제휴를 맺은 현대카드는 현재 모든 카드에 컨택리스 기능을 포함해 출시하고 있다.

가장 독특한 행보를 보인 곳은 하나카드다.

하나카드는 6월 손목에 착용하는 밴드형 컨택리스 카드인 ‘비바 터치’를 선보였으며 최근 100명 규모의 체험단을 통해 시범 운영 확인하고 있다. 비바 터치는 손목밴드에 결제 칩을 장착하는 만큼 해외여행 중 소매치기나 분실 사고를 방지할 수 있고 네트워크 지연 상황에서도 결제 가능하다. 하나카드는 체험단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 작업 진행 후 하반기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컨택리스 방식의 경우 보안이나 신속성, 편리성에서 기존 MST 결제 방식보다 뛰어난 부분이 있다”며 “트래블카드를 이용한 해외여행객 중심으로 컨택리스 카드·결제에 대한 긍정적 경험이 증가하고 NFC 단말기의 보급도 확대되고 있어 머지않아 국내 시장 역시 컨택리스 결제가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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