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 오른 금융권 주4.5일제 도입..중노위서 합의점 찾을까

금융노사, 단체교섭 결렬..임금인상률·영업시간 단축 이견
중노위 “임금인상률·영업시간 단축 개선안 제시해야” 권고
교대근무·영업시작 시간 단축..“금융소비자 불편 최소화”
전업권 최초 주5일제 도입 주도한 금융노사, 합의점 도출할까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8.09 06:0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주도했던 금융권에 주 4.5일제 도입이 화두로 떠올랐다. 금융노사는 약 5개월간 19차례 진행된 교섭에서 영업시간 단축 합의에 실패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양측에 개선안 제시를 권고하면서 조만간 합의점이 도출될 가능성이 열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6일 열린 제1차 조정 회의에서 금융노사 양측에 임금협약과 영업시간 단축 안건에 대해 권고안을 제시했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주4일 노동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서 토론회에서 최호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자료=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권고안에는 ‘노사는 물가, 공공기관 임금인상률 등을 고려해 임금인상률에 대해 보다 양보한 안을 제시할 것’, ‘노사는 영업준비 시간을 고려해 영업시간의 시작 시점의 개선안을 제시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중노위는 오는 13일 2차 조정회의에서 노사가 제시한 안건을 놓고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노조와 금융산업노동자협의회는 지난달 24일 제4차 산별중앙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금융노조는 하루 뒤인 25일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해 이달 6일 1차 조정 회의가 열렸다.

단체협상의 핵심 쟁점은 주 4.5일제 도입과 영업시간 단축이다. 임금인상률의 경우 금융노조는 8.5% 인상에서 5.1%로 낮췄고 사용자 측도 1.5%에서 1.9%로 올려 한 발씩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금융노사는 지난해 중노위 조정 이후 추가 교섭을 걸쳐 임금 인상률 2.0%로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영업시간과 근로 시간 단축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올해도 금융노사는 주 4.5일제 도입과 영업시간 단축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일-삶 균형 관련 단체협약 안건으로 주 4.5일제 도입과 영업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제안은 교대 휴무를 통해 직원들의 주당 근무시간을 종전 40시간에서 36시간으로 단축하는 게 핵심이다. 교대휴무는 주 1회 혹은 격주로 1일씩 쉬는 식이다. 교대휴무로 은행 영업시간을 유지해 금융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노조 측은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을 준수하는 형태로 주 4.5일제를 적용할 경우 노동시간의 유연성이 향상되고 더 많은 인력 충원으로 효과적인 고객 응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시간 단축의 경우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영업시간인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해와 2022년 교섭에서 영업시작 시간만 30분 늦추는 절충안을 내놓은 바도 있다.

사측은 주 4.5일제 도입과 영업시간 단축 등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반대하고 있다. 다만 지난 4차 교섭에서 배우자출산휴가, 난임휴가 관련 안건에 대해서는 수용의사를 밝혔다.

금융노조는 2차 조정회의에서도 사측이 변화된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요구 사항 쟁취를 위해 본격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최호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과거 금융노사 간 주 5일제 도입 합의는 주 40시간제 입법화와 타 산업의 근무시간 단축의 촉매 역할을 했다”며 “높은 노동생산성, 사용자의 비용부담 여력, 금융산업의 타 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노동시간 단축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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