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VS 대우건설, 하반기 정비사업과 해외 원전 수출 두고 경쟁

한강 메리트 신반포2차, 현대건설 적극적 행보
한국형 원전 수출에 집중하는 대우건설, 체코 사업지에 공들여

박세아 기자 승인 2024.06.03 10:21 의견 0
신반포 2차 재건축 계획도 (자료=서울시)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국내 정비사업과 해외 원전 수출 분야에서의 경쟁에 나서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서는 먼저 하반기 국내 정비 사업지 중 서초구 신반포 2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에서 두 건설사가 격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반포2차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연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사업에 속도를 낸다. 이 단지는 최고 49층, 2057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신반포2차는 1978년 준공된 1572가구 아파트다. 최고 12층 13개동으로 구성돼있다. 조합은 임대주택 260가구를 포함해 2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수익률 하락으로 이전만큼 재건축 사업에 적극적이지 않은 분위기 속 신반포2차를 보는 시각은 다르다. 강남권인 데다 한강변 입지라는 점에서 정비시장에서도 주요 사업지로 꼽혀왔다.

현대건설은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프랑스 설계사무소와 손잡고 재건축 수주를 노린다. 앞서 여의도 한양 재건축 시공권을 확정짓기 전 윤영준 대표가 현장을 찾아 조합원들 관심을 끌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에도 시공사 선정 경쟁이 본격화하기 전 조합원들의 이목을 일찍이 사로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올해 재건축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건설사들이 마수걸이 수주에 이제 막 나서기 시작한 것과는 반대로 현대건설은 이미 지난해 수주액의 70%를 달성했다.

올해 경기 성남 중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작으로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인천 부개5구역 재개발, 대전 도마변동 16구역 재개발,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등 총 5개 정비사업지에서 3조3060억원 수주고를 올렸다.

현대건설은 2015년부터 내세운 한강변 H벨트 구상에 들어맞는 사업지는 수익률과 상징성을 고려해 경쟁에 임하고 있다. 여의도 한양, 반포, 한남, 압구정으로 이어지는 한강변에서 디에이치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구상 중이다.

특히 건설 경기 악화 속 우량 건설사를 찾는 조합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건설사 최우량 신용등급(AA-)와 고급 브랜드(디에이치)를 보유하고 있다”며 “안정적 사업 수행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을 중심으로 랜드마크 사업지를 만드는데 진심이기 때문에 신반포2차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우건설도 신반포2차를 주의 깊게 보고있다. 대우건설도 오랜 기간 재정비사업 강자였다. 이 단지에 있어서도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내세워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대우건설은 아직 도시정비사업에서 신규 사업을 따내지 못했다. 이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신반포16차 재건축 사업단지에 이어 이번 2차에서도 우위를 점할지 관전 포인트다. 대우건설은 하반기 개포주공 5단지를 비롯해 단독 입찰로 시공권을 따내며 수주고를 올릴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장 설명회가 아직 열리지 않은 상황이어서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어렵다”면서도 “국내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대형단지고 한강 조망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사업 설명회 이후 내부 검토를 통해 입찰을 결정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신반포2차 수주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해외에서는 두 건설사가 각자 원전 수주활동에 적극적이어서 주목된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한국형 원전 수출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건설사가 먼저 해외 한국형 원전 수출에 있어 오랜만에 이름을 알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두 건설사는 유럽에서 원전 수주 활동을 활발히 벌여 눈에 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가 이슈로 대두되면서 원전 건설에 적극적인 추세다. 국내 사업에 치중하는 포트폴리오에서 능력이 된다면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을 늘리고 싶어하는 건설사들이 많다. 이 가운데 특히 원전은 많은 기술력이 필요한 초대형 사업이기 때문에 기술 검증 없이는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입찰자격사전심사를 단독으로 통과하면서 좋은 신호탄을 쐈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현대건설은 15년 만에 다시 해외원전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바라카 원전도 현대건설이 수주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불가리아 수도인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2200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6기 중 24기 시공 주관사로 참여했던 원전 분야에 있어서 최다 실적 보유 건설사”라며 “대형원전 시공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도 체코에서 신규 원전 수주에 공들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수주전에 들어갔다. 지난달 27일 체코 프라하에서 ‘체-한 원전건설 포럼’을 열고 수주 총력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우건설은 원전 예정지 두코바니 지역에서 지역협의체와 만나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우건설은 프랑스 EDF와 수주전을 벌인다. 이번 체코 신규 원전 수주를 위해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유럽 글로벌 인증기관의 ‘원자력 공급망 품질경영시스템’을 취득한 바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러시아산 가스 사용에서 탈피하려는 분위기가 최근 강하다”며 “대우건설의 경우 원전 설계부터 시공, 해체, 방사선 폐기물 처리까지 전사이클에 대해 경쟁력을 갖춘 국내 유일한 회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원전 해체분야의 경우 국내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지만 대우건설은 해체 경험이 있는 회사와 협업해 기술을 이미 습득하고 있다”며 “체코 원전 사업에서 성공하면 한국형원전 안전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