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본청약을 진행한 3기 신도시의 인천 계양지구와 고양 창릉지구가 분양가 상승이란 동일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서울로 접근하기 편리한 고양창릉에 다수의 수요자가 집중된 가운데 이달 말 다음 순번으로 본청약을 준비 중인 하남 교산지구의 흥행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하남 교산지구 A2 블록 조감도(왼쪽)와 작공을 준비 중인 현장 모습 (자료=LH, 사진=우용하 기자)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본청약을 진행한 고양 창릉지구 A4·S5·S6 블록에는 사전청약을 제외한 일반공급 610세대 모집에 3만2451명이 청약 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3개 블록의 평균 경쟁률은 53대 1을 기록했으며 S5 블록 84㎡ 타입에는 15세대 모집에 6147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 410대 1을 달성했다.
일반공급에 앞서 진행된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본청약 신청에선 373세대가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40% 폭증한 공사비로 인해 지난 2021년 12월 사전청약 당시 추정가보다 분양가가 10%, 약 1억원가량 상승하면서 가격 부담이 더해져 이탈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반분양에서 사전청약 평균 경쟁률 25대 1보다 두배 이상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반면 3기 신도시 중 지난해 가장 먼저 본청약을 진행한 인천 계양 A3 블록은 229가구 모집에 721건의 청약통장만 사용돼 3.14대 1의 경쟁률에 머물렀다. A2 블록 역시 8대 1수준에 그치며 사전청약 경쟁률(▲A2 블록 52.54대 1, ▲A3 블록 12.8대 1) 대비 급감했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이탈도 훨씬 높았다. 분양가가 사전청약보다 18% 상승한 상태로 나와 절반에 가까운 42%가 본청약 접수를 포기한 것이다.
분양가 인상 정도는 비슷한 수준인데 두 단지의 본청약 흥행 여부가 달랐던 것은 서울 접근성 차이가 초래한 결과로 보인다.
고양 창릉지구의 경우 서울시 은평구와 붙어 있어 서울로 진입하기 수월하며 신규 업무단지로 떠오르고 있는 마곡지구로도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들어서 있다. 특히 이번에 공급된 3개 블록 주변으론 GTX-A노선 창릉역이 예정돼 있다. 이로 인해 입주 후 서울역과 삼성역 등 서울 내 핵심 업무지구로 30~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점이 많은 청약 통장 사용을 유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인천계양 A2·A3 블록은 주변에 공항철도가 있으나 도보로 이용하긴 어렵고 인천 1호선 박촌역을 이용하더라도 서울로 진입하기 위해선 환승을 거쳐야 한다. 지구 내 교통망 계획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대장·홍대선의 계양 연장안 역시 종점역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있다. 마곡 지구와는 가깝지만 여의도·용산·강남 등 다른 업무권역 접근 편의가 개선되지 못한 채 본청약을 진행한 결과 서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고양 창릉지구보다 저조한 성적을 받은 것이다.
두 지구가 상반된 흥행 성적을 거둔 가운데 이달 말에는 하남 교산지구의 A2 블록이 3기 신도시 중 세번째로 본청약에 나설 예정이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 천현동 일원에 위치한 하남 교산지구 A2 블록은 1115세대 규모로 시공될 예정이며 사전청약 당시 5만5000여명이 몰려 52.4대1이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본청약은 원래 작년 9월 진행될 계획이었으나 6개월 연기돼 이달 이뤄지게 됐다. 일정이 연기됐고 국토교통부가 최근 사업비를 20%가량 증액함에 따라 앞서 본청약을 진행한 인천계양과 고양창릉처럼 하남교산의 분양가도 사전청약 당시보다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하남교산 A2 블록이 본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서울시 강동구와 붙어 있고 강남역이나 삼성역과 가까워 3기 신도시 부지 중 가장 선호될 입지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본청약 타자인 부천 대장지구나 남양주 왕숙지구와 비교 시 우수한 서울 접근성을 갖춰 수요자들의 신청이 집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하철 5호선 하남검단산역이 인근에 있고 중부고속도로 하남 IC도 차량 5분 거리 내에 있어 교통 인프라까지 이미 상당부분 조성돼 있다. 기자가 직접 A2 블록에서 하남검단산역까지 이동해본 결과 도보로 5분이면 도착 가능했다. 5호선을 이용해 광화문까진 1시간 소요됐으며 삼성역까진 버스와 2호선 환승을 통해 1시간 4분 걸려 도착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하남 교산지구는 고양 창릉지구와 함께 3기 신도시 중 서울로 접근하기 가장 편리한 입지에 들어서는 신도시다”라며 “부족한 교통 인프라에도 고양 창릉 본청약에 3만명의 이상 접수했던 만큼 어느 정도 인프라가 조성돼 있는 하남 교산 A2의 본청약은 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