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삼성전자가 북미 유통 전문가 소피아 황-주디에쉬를 글로벌 리테일 전략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소비자 경험 중심의 리테일 혁신에 나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인사 변화가 아니다. 삼성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북미 시장에서의 재도약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삼성전자가 북미 유통 전문가인 소피아 황-주디에쉬를 글로벌 리테일(소매) 전략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자료=연합뉴스)

북미 시장 기회..소피아 황-주디에쉬, 삼성 리테일 혁신의 선봉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소피아 황-주디에쉬 전 토미힐피거 북미 대표를 리테일 전략 부문 글로벌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소피아 황-주디에쉬는 허드슨스베이 사장과 울타뷰티 전략 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유통 전문가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소비자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전략과 매장 혁신으로 성과를 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그녀를 통해 리테일 전략을 소비자 경험 중심으로 전환하고 매장 내 첨단 기술 도입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황 부사장은 자신의 링크드인 계정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되어 꿈만 같다”며 삼성 합류 소감을 밝혔다.

그녀의 영입은 삼성전자가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삼성전자가 북미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스마트폰과 가전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삼성은 북미라는 거대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통해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은 애플과의 경쟁에서 고전 중이다.

2024년 기준, 삼성의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8%로 하락했다. 애플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애플이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은 차별화된 리테일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북미 시장은 단순히 위기만 있는 곳이 아니다. 높은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층과 기술 혁신에 대한 수요가 높은 이 지역은 삼성에게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특히 가전 분야에서는 JD파워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삼성은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가전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며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료=연합뉴스)

이재용 회장의 '수시 인사' 기조와 글로벌 인재 확보

이번 인사는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인재 확보 기조와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경영진보다 뛰어난 특급 인재를 양성하고 영입해야 한다”며 필요 시 수시로 인사를 단행할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마우로 포르치니를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임명하며 외부 전문가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혁신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소피아 황-주디에쉬 영입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소비자 중심의 리테일 모델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외부 전문가 영입과 내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라며 “리테일뿐 아니라 반도체, AI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