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조정기를 맞이한 가운데서 특히 리플(XRP)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각종 악재들이 겹치며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 향방에 주목하는 모습도 관측된다.

7일 오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XRP는 전일 대비 2.25% 하락한 3648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는 일주일 전과 비교해 25%가량 떨어지며 2달러대로 돌아왔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걸친 조정세의 영향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발표된 내용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데다 글로벌 무역전쟁 리스크가 부각된 것이다. 이에 주요 가상자산들을 중심으로 ‘트럼프 랠리’ 상승분을 반납하는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전략적 준비 자산화 이슈도 가격 하락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공화당 소속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이 재차 발의한 가상자산 준비자산법에서 비트코인만을 전략전 준비자산 대상으로 포함한 것이다. 당초 XRP·솔라나·USDC 등을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되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법안 내용이 공개된 이후 실망감으로 돌아선 것이다.

최근에는 경영진의 도덕성에 대한 논란까지 제기됐다. 가상자산 금융 플랫폼 스완의 창업자 브래디 스웬슨은 자신의 X(구 트위터)에서 리플의 시세조작 의혹을 폭로한 것이다. 그는 갈링하우스 CEO를 포함한 경영진이 리플의 미래를 과대평가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투자받았으며 이는 전형적인 펌프 앤 덤프라고 강조했다. 펌프 앤 덤프란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후 고점에서 대거 매도해 수익을 챙기는 수법을 뜻한다.

다만 사법 리스크 측면에서는 변화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SEC가 내부 조직개편을 통해 리플과 코인베이스 등에 대한 소송을 담당했던 호르헤 텐레이로 변호인을 IT부서로 전환배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SEC가 리플 등 가상자산 업계와의 소송전에서 한발 물러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관련업계에서는 향후 SEC가 가상자산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에 따라 리플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리 겐슬러 전 위원장 당시의 강경 규제 기조에서 벗어나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한다면 리플 역시 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조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친가상자산 정책이라는 방향성은 보여준 만큼 이러한 부분이 현실화된다면 그만큼 저변을 넓힐 기회도 커질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SEC의 소송 취하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에 경과를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