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서울의 집값 상승과 수도권 공급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 중인 3기 신도시가 올해 고양창릉 지구를 시작으로 본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급증한 분양가로 사전청약 당첨자의 대규모 이탈이 우려되며 ‘선 교통, 후 입주’에도 차질이 예상돼 교통지옥 문제마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고양창릉 지구 조감도(왼쪽)과 현장에 부착된 본청약 홍보 현수막의 모습(오른쪽) (자료=LH, 사진=우용하 기자)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기 신도시 고양창릉 지구 A4블록과 S5·S6블록의 본청약을 오는 17일 진행한다. 총 1729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며 이 중 사전청약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을 391가구다.

3기 신도시는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안의 일환으로 지난 2018년 계획을 마련한 후 조성 중인 공공주택지구다. 서울로 접근하기 쉬운 고양창릉, 인천계양, 부천대장, 남양주왕숙 등 총 6곳이 대상지로 선정됐으며 2021년부터 사전청약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중 고양창릉 지구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일원에 약 3만5000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서울 은평구·마포구와 가까이 위치해 있다.

LH는 고양창릉 지구를 시작으로 올해 3기 신도시 약 8000세대에 대한 본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다음달에는 하남교산의 본청약이 이뤄지며 부천대장 역시 상반기 중 진행할 방침이다. 남양주왕숙 지구의 본청약은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3기 신도시 본청약은 올해도 순탄하지 않아 보인다.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사전청약 당시보다 분양가가 크게 올라 사전청약 당첨자의 대거 이탈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량 이탈은 지난해 인천계양 지구 A2블록과 A3블록 본청약에서 이미 현실로 나타났다. 2021년 사전청약 당시 인천계양 A2블록의 전용면적 59㎡ 추정 분양가는 3억5628만원이다. 반면 본청약에선 6000만원가량 상승한 4억1000만원 수준으로 나왔다. A3블록 본청약 분양가 역시 사전청약 대비 18~19% 상승했다.

그 결과 A2블록에선 사전청약 당첨자 중 41.8%가 본청약을 포기했다. A3블록에선 44.9%가 이탈했다. 고양창릉 지구도 사전청약 당시보다 15~16%가량 오른 상태라 본청약에 있어서 급등한 분양가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남교산 A2블록 역시 사업계획 상 총공사비가 734억원 오른 상태라 내달 예정된 본청약 분양가는 사전청약보다 최대 20%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양시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고양창릉의 경우 다른 3기 신도시들보다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분양가도 인근 원흥지구와 비교해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다”라며 “본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사전청약과 비교해 1억원가까이 올라 포기하는 사례도 여럿 나올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승 문제에 더해 일각에선 신도시의 고질병인 교통대란 현상도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본청약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착공 준비에 나서고 있으나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며 내세웠던 ‘선 교통, 후 입주’ 원칙은 무산될 위기이기 때문이다.

고양창릉 지구 A4·S5·S6 블록의 입주는 2027년 10월로 예정돼 있다. 입주자들이 준비하는 기간 등을 고려하면 2028년부터 본격적인 입주 활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입주에 앞서 출퇴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고양창릉 지구에는 GTX-A 창릉역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난항이 이어진 결과 개통 시점은 2030년으로 지연됐다. 고양창릉 지구에 다른 철도 인프라가 없다는 부분을 감안 시 입주 후 3년간 인근 화정역으로 이동하거나 광역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남양주왕숙 지구의 첫 입주도 2027년으로 예정돼 있다. 반면 교통 인프라의 핵심이 될 GTX-B노선과 9호선 연장 사업은 2030~2031년에 개통될 예정이라 입주 후 수년간 출퇴근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의 교통 대책 중 핵심인 GTX 노선들의 착공이 지연된 순간부터 사실상 ‘선 교통, 후 입주’는 물 건너갔다”며 “철도 인프라가 완성되기 전까진 3기 신도시도 2기 신도시처럼 교통지옥 문제를 경험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