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미·중 관세 전쟁 격화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도전을 맞이했다.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주요 반도체주도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며 출렁이고 있다.

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어제 급락이후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14시 40분 기준 삼성전자는 5만3700원으로 0.94%, SK하이닉스는 16만9150원으로 2.64% 상승했다. 전일 급락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주요 반도체주가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며 출렁이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관세 추가 조치 시사에 중국이 맞대응하면서 상황은 격화됐다. 중국은 미국산 모든 수입품에 대해 현행 관세율 기준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현재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총 54%에 달한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양국 간 무역 갈등을 전면전 양상으로 변화시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갈등으로 수출 환경 악화와 비용 증가라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겐 주요 매출처 중 하나다. 하지만 보복 관세로 인해 현지 판매 및 제조 활동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및 유럽 등 비중국 시장으로 수출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낮아진 눈높이에 비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영업이익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2분기부터는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며 실적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하지만 트럼프가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모바일, 가전 사업뿐만 아니라 반등세에 접어든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 12단 양산과 함께 HBM4E 적기 공급도 약속했다. HBM 시장에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올해 HBM 물량을 완판한 데 이어 내년 물량 역시 올해 상반기 중 완판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물량에는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은 물론 HBM4 12단 제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고성능 메모리가 필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성능만이 살 길이며 고성능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지속되는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견조할 것"이라며 "HBM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공급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HBM의 이익 기여도가 올해 기준 45% 이상으로 전망돼 매출 감소 영향이 비교적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