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스템 마비..LG CNS, 국회서 책임통감한다더니 대책묻자 “복지부에 물어보라”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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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1 06:58 | 최종 수정 2022.10.1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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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지난달 6일 신규 개통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서 한 달 넘게 오류가 이어지면서 개발을 담당한 LG CNS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워낙 오류가 광범위해 전국 읍면동의 기초연금·생계급여·아동수당 등 모든 사회 급여의 입력과 신청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개발을 담당한 LG CNS가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빠르게 대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개선이 여전히 느린데다 일각에서는 연말에나 돼야 어느 정도 오류가 잡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추가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관련해 사태가 커지자 김영섭 LG CNS 대표이사가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시스템 오류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김 대표는 "당초 예상과 달리 (시스템) 개통 후에 오류가 다량 발생해 많은 국민께 심려 끼치고 고통을 안겨드렸다. 책임을 통감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오류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업단이 조금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테스트했어야 하는데 상당히 미흡했다는 것"이라며 "IT 소프트웨어 인력이 부족했고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이탈 등이 있었다는 점은 양해해달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해명이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2018년 5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2019년 정보화마스터플랜 수립을 완료했고, 2020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는 등 상당히 장시간에 걸쳐서 개발이 진행됐기에 이처럼 총체적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애시당초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개발을 단행한 것이 아니나는 지적이다.
게다가 2018년 당시 보건복지부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추진단에 따르면 3년간 시스템 구축비만 1907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비용과 개발기간 모두 역대급으로 이뤄졌기에 인력이 부족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김 대표가 국감에서 책임을 통감하고 죄송하다는 사괴를 한 것과 달리 LG CNS 측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는 듯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오류와 관련해 LG CNS 측에 문의하니 "고객사인 보건복지부에 문의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LG CNS가 10월 중 시스템이 대부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현장에서는 시스템 오류가 개선되려면 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오류가 90% 이상 잡히고 안정화되려면 12월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10월 내 안정화는 시기적으로 무리일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도 10월 내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일 기준 복지시스템과 국민연금관리공단 간 시스템 데이터 송수신 현황을 살펴보면 복지시스템→공단으로의 ▲종합조사 신청서 의뢰 ▲구비서류 첨부 ▲신청서 취소 ▲수급자격 결정정보 ▲수급자격 변동정보 ▲활동지원 기관정보 송수신 불가, 공단→복지시스템으로의 ▲종합조사 결과 송신 ▲긴급활동지원 결과송신 ▲신청서 반려 ▲구비서류 자료보완 ▲자격변동확인 대상 데이터 송수신 불가 상태로 확인됐다.
또 발달장애인 주간활동과 관련해 복지시스템→공단으로의 ▲종합조사 신청서 의뢰 ▲종합조사 결과 송신 또한 불가능했으며 거주시설·이동지원·보조기기 관련 복지시스템→공단으로의 ▲종합조사 신청서 의뢰 ▲구비서류(이동지원) ▲종합조사 결과 송수신도 불가능했다.
이 많은 오류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국민연금관리공단 사이에서 발생한 오류에 불과했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은 전국적으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연결된 수많은 시스템에서 훨씬 다양한 오류가 발생하고 있기에 실질적으로 10월 중 안정화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6일부터 22일까지 17일간 정보원에 접수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오류 신고만 6만1401건에 달한다. 지금도 전국 어딘가에서는 복지 시스템이 필요한 이들의 생계급여가 지급되지 않고 있으며 장애인 등록이나 신규 신청 등이 이뤄지지 않아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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