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가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사진은 현신균 LG CNS 사장 (자료=LG CNS)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올해 최대 IPO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LG CNS가 상장 이후 주가 부진을 겪고 있다.

17일 오전 10시 기준 LG CNS 주가는 5만3500원으로 공모가 6만1900원 대비 13.57% 하락한 수준이다.

높은 공모가, 맥쿼리 PE 잔여지분..걸림돌

LG CNS의 IPO는 당초 큰 기대를 모았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청약에서도 12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 증거금만 21조1311억원에 달했다.

상장 전과 후 분위기는 반전됐다.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9.85% 하회하는 5만58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장의 기대를 저버렸다. 주가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밸류에이션 대비 높은 공모가가 지목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LG CNS의 확정 공모가 기준 PER은 15.7배로, 순현금을 제외한 PER은 13.4~15.5배로 삼성SDS 대비 높다"고 분석했다.

LG CNS는 삼성SDS와 현대오토에버, 일본 NTT데이터그룹 등 경쟁사들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22.6배에서 30.7~39.9%를 할인한 가격으로 희망공모가를 책정했지만 이마저도 시장에서는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2대 주주인 맥쿼리PE가 이번 IPO를 통해 약 6000억원을 회수하면서 구주매출 비중이 높았던 점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맥쿼리PE는 보유 주식의 31.5%를 구주매출로 처분했다. 이로 인해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28.49%로 늘어나면서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향후 6개월 후 맥쿼리PE의 잔여 지분 21.5%(2083만주) 처리 방향도 시장의 관심사다. 의무보유확약 해제 후 추가 매각 가능성이 높아 주가의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 생성형 AI를 활용해 '에너딕트'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표현한 상상도. (자료=LG CNS)

AI와 클라우드 분야의 R&D를 강화..글로벌 사업 본격화

LG CNS는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AI와 클라우드 분야의 R&D를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AI와 클라우드 역량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 CNS는 베인앤컴퍼니 파트너 출신인 민세훈 전무를 컨설팅 전문 조직 '엔트루컨설팅' 수장으로 영입했다. 민 전무는 AI 컨설팅 전문가로, 자동차·통신·유통·금융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AX 컨설팅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이는 LG CNS가 AI 기술력뿐만 아니라 산업별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컨설팅 역량 강화에 나섰음을 보여준다.

또한 LG CNS는 클라우드사업부와 D&A 사업부를 통합한 'AI클라우드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통해 AI와 클라우드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인재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LG CNS는 고려대, 연세대와 AI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서울대와도 맞춤형 인재양성트랙을 신설하는 등 AI 인재 육성에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졸업생들의 LG CNS 입사를 보장하며 우수한 AI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이번 IPO를 발판으로 AI와 클라우드 등 DX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해 글로벌 DX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고 밝혔다.

LG CNS IPO 시장에 바로미터 될 것

LG CNS의 부진한 상장 성적은 2025년 IPO 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 새롭게 증시에 입성한 8개 종목 중 7개 종목이 상장 당일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향후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은 공모가 책정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의 IPO 참여 심리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IB 업계 전문가는 "LG CNS의 공모가가 기업의 적정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았던 것이 주가 하락의 주된 이유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에는 할인율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지만 현재 IPO 시장에서는 이러한 논리가 통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LG CNS의 향후 행보와 주가 흐름은 2025년 IPO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