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연은 질문과 답변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첫 만남에서 서로 첫 인상을 통해 선입견을 벗어나 질문과 대답으로 이루어지는 대화의 흐름으로 서로를 알아간다.

첫 인상은 어떠하더라도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뭔가 이끌리고 좀 더 깊이 알아가고 싶어 또 다시 만남을 거듭하며 인연은 점차 굳어간다. 물론 첫 인상에 빠져 모든 대화가 물 흐르듯 아무런 장애물도 없이 이어져 깊은 인연으로 맺어진 경우도 있다.

하지만 첫 인상에서 조금의 아쉬움이나 모르고 지나 칠 수 있었던 상대에 대한 호감이 가기도 한다. 서로의 질문과 답변을 통하고 교감이 이뤄져 마음을 주고받는 인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뿐인가? 별 관심도 없고 지나 칠 수 있었던 사람이 대화 속에 담긴 진심과 의미가 전달되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관심을 넘어 단단한 인연으로도 맺어진다.

이렇듯 사람들 간의 맺어 짐이 단순히 인상이나 대화 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역할은 작지 않음도 알 수 있다. 인연의 끈은 풀어나가 보면 그 안에는 수많은 요인들이 얽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질문과 답변으로 돌아와 우리는 좋은 답변을 받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상세한 질문이 필요함을 자주 느낀다.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여러 형태를 볼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4자성어를 떠올리게 된다. 우문현답(愚問賢答), 우문우답(愚問愚答), 현문우답(賢問愚答), 현문현답(賢問賢答) 등이 그 예이다.

그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우문현답’은 엉터리같이 어리석은 질문에도 현명한 답을 받아낼 때 사용하는 하는 의미이며, 때로는 문제의 본질이 명확하지 않은 질문을 받고도 문제의 본질을 잘 찾아 대답을 할 때도 사용된다. 또 ‘우문우답’은 어리석은 질문에 엉터리 대답을 하는 것이며, 명확하고 좋은 질문을 주었음에도 본질을 벗어난 엉터리 답을 받을 때인 ‘현문우답’도 있다. 당연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좋은 질의응답인 ‘현문현답’은 많이 사용되지는 않지만 의사소통의 가장 근본적 자세다.

좋은 질문과 답변으로 서로의 대화와 소통을 추구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좀 더 넓은 시각에서는 세상의 모든 질문에 틀린 것이 없으며, 그에 대한 대답도 잘못된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더욱 좋은 교감을 이룰 수 있다.

질문과 답변이 고의적으로 나쁘지 않다면 질문과 대답은 잘못된 것보다는 무성의 한 것이다. 이 의미는 본인 가진 의지와 배경으로 표현한 최대한의 질문이라면 그 질문을 파악하고 이해하여 답변하는 것이 최선의 답변을 할 수 있는 자세다. 더불어 자신의 대답은 상대 질의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며,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성의를 가지고 답한다면 상대와의 관계 형성과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궁극적으로 질문과 대답을 통한 관계의 형성과 지속가능한 유지는 연결, 소통, 파악, 이해, 공감에 이르는 핵심적인 요소라는 점이다.

사소한 문제나 불충분한 이해로 만들어 지는 인연의 끈에 대한 꼬임은 어디서나 발생한다. 이때 꼬임을 풀기 보다는 잘라내는 것이 더 쉽지만 우리는 지속적 자기 성찰과 다양한 노력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 즉 이런 상황이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만들어지는 서로의 질문이나 대답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지만, 상대에 대한 존중과 진심을 전하려 대화하는 것이 근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이나 문제에 맞지도 않은 엉뚱한 질문이나 파악되지도 않고 이해도 못한 상태의 답변은 상대에게 어떠한 만족도 줄 수 없으며 서로의 실망만 만들 뿐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요지의 파악과 함께 상황을 이해한다면 진실한 답변은 자연스럽게 성의로 받아들여지고 감사함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답변의 상태와 자세도 중요한 요소다. 모르면 모른다는 답변조차 상황에 맞춰 전한다면 상대에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다시금 우리가 주고받는 질문과 대답은 대화와 소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서로의 만족감을 형성되는 관계는 인연이란 끈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질문도 대답도 잘못된 것이라 선입견을 가지기 전에 질문에 대한 파악과 이해를 통해 상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성의 있는 자세와 대답으로 전해지면 지속가능한 관계가 이뤄진다.

누구에게도 고의가 없다면 잘못된 질문과 답변은 있을 수 없으며, 질문과 대답을 통한 대화와 소통은 새로운 관계를 이어주고 인연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